“오락가락 증언 신빙성 따진다”…정진상 측, 남욱 등 핵심 증인 출정기록 확보 요청
정치권의 첨예한 논란이 이어지는 대장동 의혹 재판에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과 핵심 증인들이 다시 한 번 충돌했다.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를 비롯한 증인들의 잦은 진술 번복을 두고, 정 전 실장 측은 구치소 출정과 접견기록 등 자료 확보를 요청하며 법정 공방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7일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비리 및 성남FC 의혹에 관한 공판을 열고 남욱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유동규, 남욱, 김만배 등 구속 기간 내 출정 기록과 접견 기록 확보가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자료 제출명령을 신청했다. 남씨 등 관련자들이 검찰 조사 또는 접견 과정에서 증언을 번복하게 된 경위를 정확히 따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변호인들은 남 변호사뿐 아니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김만배 등도 진술에 변화가 많았다며 “어떤 증언이 실제 사실에 부합하는지 확인을 위해 과정적 자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씨와 유 전 본부장이 보석 석방된 지 3년이 지나기 전 보존기록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신청 취지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절차상 촉박함을 지적하면서도 “더 일찍 신청돼야 했으나, 일단 진행을 위해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남욱 변호사는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건넨 3억원을 둘러싸고 입장을 번복한 전력이 있다. 2022년 11월과 지난해 5월 재판에서는 ‘정진상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9월 이후에 열린 재판에서는 “과거 진술이 정확한 기억은 아니고 2021년 재수사 과정에서 검사에게 들은 내용”이었다며, 입장을 바꿔 증언했다.
법정 위증에 따른 책임이 뒤따르는 만큼, 남 변호사의 반복된 진술 번복에 재판부도 “변호사로서 증언의 영향을 잘 알 텐데, 관점에 따라 사실 진술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실제로 재판을 거듭하는 사이 여러 차례 진술이 달라진 데 대해 법정 안팎의 시선도 비판적이다.
이날도 재판부는 남 변호사에게 “증인의 증언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본인이 기억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있다면 추가로 모두 진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남 변호사를 비롯한 핵심 증인들의 오락가락 태도가 재판의 신뢰도를 흔들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향후 증언과 기록 제출 결과에 따라 대장동 혐의 입증의 핵심 고리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