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의 힘”…서채현, 결승 벽을 넘은 은빛 손끝→IFSC 월드컵 준우승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던 슬로베니아 코페르의 클라이밍장, 서채현은 결승 라인의 긴장감 속에서 차분히 손끝의 움직임을 다듬었다. 관중들은 숨소리조차 아끼며 그녀의 등반을 지켜봤고, 마지막 구간까지 버텨낸 힘과 인내에 고요한 함성이 더해졌다. 경기장에 울려 퍼진 응원의 물결은 단순한 점수 이상의 의미를 서채현에게 건넸다.
2025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컵 13차 대회 여자부 리드 결승에서 서채현은 38+를 기록하며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결승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으며, 두 차례의 예선과 준결승에서 서채현은 얀야 간브렛과 함께 공동 1위로 결승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결승 무대에서는 얀야 간브렛이 47+로 1위를 차지했지만, 서채현 역시 38+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으로 준우승을 확정했다.

특히 서채현은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과거 코페르 월드컵에서는 만족할 만한 등반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번엔 훈련을 거듭해 시상대에 오를 수 있어 무척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비마다 자신을 격려해온 태도와 꾸준한 훈련의 결실이 이번 은메달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함께 결승에 도전한 김채영은 8위, 김자인은 16위에 올라 한국 여자 클라이머들의 집단적 도약 역시 확인됐다. 남자부에서는 이도현이 10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한국 선수단의 꾸준한 도전 정신이 이어졌다. 선수 개개인의 기록은 변함없는 성장과 새로운 목표를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서채현의 다음 무대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IFSC 월드컵 시리즈는 계속되며, 서채현이 다시 한 번 최고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주인공임을 증명했다. 냉정한 기록 뒤편에 숨은 집념과 열정, 그리고 모두의 응원을 담은 무대는 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