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해병특검 첫 조사대상에 윤석열”…수사외압 의혹 정점 피의자 출석

강예은 기자
입력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과 은폐 의혹을 둘러싼 쟁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치달았다.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1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나서면서, 대통령실의 조직적 개입 의혹 규명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오전 10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팀이 출범 133일 만에 수사 외압 의혹의 ‘최정점’인 전직 대통령을 직접 소환한 것이다. 기존 피의자는 모두 정문을 이용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지하주차장 동선을 택했다. 현장 안전과 변호인단 요청에 따른 배려라는 설명이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과 이달 8일 두 차례나 특검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변호인의 일정을 사유로 들었다. 세 번째 소환마저 거부하면 체포영장 청구설이 고개를 들었으나, 조사 전날 입장 변화를 전하며 강제구인은 피했다.

 

수사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직접 개입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을 세웠다. 혐의의 핵심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회의 ‘VIP 격노’의 당사자로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수사 명단에서 제외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직권남용 혐의다. 이에 더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외압 의혹이 공수처 수사로 번지자, 대통령실이 그를 호주 대사로 ‘도피성 발령’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주요 쟁점으로 지목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사전에 준비한 질문을 모두 소화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소환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수사 당국에 대한 조직적 외압 여부, 박정훈 해병대 대령에 대한 항명죄 수사 지시 배경 등 대통령실 개입의 실체가 검찰을 넘어서 특검 레벨에서 본격 규명될지 주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특별검사가 이끄는 내란특검에도 이미 두 차례 출석 요구를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체포영장이 발부돼 자진 출석했으나, 조사에서는 진술 대부분을 거부해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사건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는 올해 7월 두 차례 소환에 모두 불응하다가, 강제구인 시도 당시 신체적 저항으로 영장 집행에 난항을 겪은 전례도 있다.

 

이처럼 전직 대통령을 정점으로 둔 수사외압 공방이 본격화하며, 정치권의 여야 충돌도 날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정치보복’과 수사의 ‘도 수사’ 가능성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반대편에서는 대통령실의 책무성·공정성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검팀은 피의자 조사 결과와 진술 내용을 분석해 추가 소환·기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특검 수사 성과와 후속 파장이 향후 대선 정국 및 권력기관 개혁 논쟁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윤석열#순직해병특별검사팀#이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