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8만달러 하회 가능성 주시”…옵션시장, 방어적 포지션 확대에 변동성 경고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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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2월 2일,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옵션시장에서 8만 달러 붕괴 가능성에 대비한 방어적 포지션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움직임은 새해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를 자극하며, 국제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월 8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6,000달러에서 약 30% 떨어진 8만 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조정 국면에서 파생상품 거래소 데라이브(Derive)의 공동 설립자 닉 포스터(Nick Forster)는 “트레이더들이 풋옵션을 쌓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12월 26일 만기인 행사가격 8만 4,000달러와 8만 달러 구간에 미결제약정이 집중돼 있어 시장이 2026년 초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시나리오를 의미 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8만달러 붕괴 대비 확산…옵션시장 방어적 움직임
비트코인 8만달러 붕괴 대비 확산…옵션시장 방어적 움직임

비트코인은 그동안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기관 투자자 참여 확대를 발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왔다. 그러나 이후 차익 실현 움직임과 규제 불확실성, 거시경제 환경 변화 가능성이 겹치면서 단기 조정 흐름이 뚜렷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여러 차례 급등·급락을 반복하며 투자자 심리에 큰 영향을 줘 왔고, 가격이 주요 지지·저항선 인근에 다가설 때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기와 헤지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번 풋옵션 수요 증가는 한편으로는 하락에 대한 투기적 베팅으로 읽힐 수 있지만, 동시에 기존 비트코인 현물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취하는 헤지 전략의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옵션 데이터는 특정 시점의 포지션 쏠림과 심리를 드러낼 뿐, 향후 가격 경로를 확정적으로 예고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비트코인 가격 형성에는 각국의 통화정책과 금리 수준, 글로벌 유동성, 규제 정책 변화 같은 거시경제 요인이 중첩돼 영향을 미친다.

 

포스터는 “아직 바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단기 변동성이 장기 변동성을 웃도는 시장 구조를 근거로 연말까지 큰 폭의 가격 움직임을 예상했다. 연말과 연초는 전통적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유동성 감소가 겹치는 시기여서, 주요 가상자산의 변동성이 평소보다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 위험자산 시장에도 심리적 파장을 미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여전히 대표적인 고위험 자산으로 인식되며, 가격 급변 시 다른 암호화폐와 관련 주식, 일부 테마형 상장지수상품에도 영향을 주는 연계성이 관측돼 왔다. 주요 투자은행과 연구기관은 비트코인의 옵션 시장 데이터를 참고 지표 중 하나로 활용하지만, 단일 신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략은 손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도 데이터만으로 시장 방향성을 확신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말을 앞두고 심리적 지지선으로 거론되는 8만 달러 방어 여부가 향후 비트코인 가격 추세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을 둘러싼 가격 변동성과 규제 논의, 거시경제 변수의 상호 작용에 따라 국제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옵션 시장의 방어적 움직임이 향후 투자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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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닉포스터#데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