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망상” 북, 방미 이재명 직격…한미 공조엔 도발 메시지

한반도 비핵화를 두고 남북 간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 북한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중 비핵화 관련 발언을 정면으로 비난하며 한미 양국과의 대치 국면이 다시 고조될 조짐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미국 워싱턴DC 연설에서 NPT 체제 준수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발표한 논평에서 "아직도 헛된 기대를 점쳐보는 것은 너무도 허망한 망상"이라고 밝히며 이재명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했다. 통신은 "국위이고 국체인 핵을 영원히 내려놓지 않으려는 우리의 립장은 절대불변"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한국을 "정치적 가난뱅이"라 조롱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비핵화 망상증'을 거론했다.

논평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계속 적대적으로 유지돼왔다고 비판하며, "이재명 정권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북한을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고 한 점에 대해선 심히 모독했다고 반발했다. "마치 조한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있는듯 애써 보였지만, 대결적 본색을 드러냈다"고도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돼야 한다. 한국도 이 체제를 철저히 준수하고 비핵화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고 표현하며 "억압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상대를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대화 병행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이번 강경 논평을 두고 한미 공조에 대한 도발이자, 비핵화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북 대화 의지를 ‘실용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북한은 여전히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비핵화 거부와 대외 메시지를 동시에 강화하는 배경엔 미 대선 국면과 한반도 정세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남북 간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북측 동향을 주시하며 한미 간 비핵화 협력과 대화 병행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