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권력을 도민의 힘으로”…전남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 기구 출범
교육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전남 교육계로 번졌다. 현직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에 맞설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향해 교원·노동·시민단체가 독자 기구를 띄우며 내년 지방선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와 민주노총 전남본부 등 전남지역 교원·사회·노동단체는 2일 오후 전라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진보교육감 도민공천위원회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 전남도교육감 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세워 김대중 전남도교육감과 맞대결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도민공천위원회는 출범 선언문에서 "전남교육이 교육의 본령을 되찾기 위해서는 도민이 교육정책 결정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이 정신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도민 실천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구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공천위원회는 첫 과제로 전남교육의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교육 비전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도민 참여 토론을 기반으로 한 전남교육권리장전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교육정책의 방향을 전문가 중심이 아니라 도민 참여 과정에서 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김대중 전남도교육감과 맞설 민주진보교육감 선출을 위한 구체 절차도 예고했다. 공천위원회는 후보군 제안과 공개 모집, 선출 방식 마련, 정책 검증까지 일련의 과정을 밟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민 토론회, 후보 공개 모집, 정책 논의 등 준비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순께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공천위원회는 "도민의 의지가 반영된 후보를 선출해 전남교육의 미래를 다시 세우겠다"며 "교육권력을 도민의 힘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직화된 도민 참여를 통해 교육감 선거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출범식에는 전남도교육감 출마 예정자로 거론되는 고두갑 목포대학교 교수, 김해룡 전 여수교육지원청 교육장, 문승태 순천대학교 부총장, 장관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장 등 4명이 참석했다.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이들이 주요 후보군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치권과 교육계에서는 도민공천위원회 가동에 따라 전남 교육감 선거 구도가 여론 주도권 경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측의 공식 입장과 향후 대응 기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공천위원회가 예고한 대로 다음달 중순 단일 후보가 선출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전남 교육감 선거는 현직 교육감과 민주진보 진영 단일 후보 간 양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전남 교육계와 지역 정치권은 도민공천위원회의 향후 행보와 단일 후보 선출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