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지 물가에 앉아 시간을 잊다”…김천의 고요한 여름에서 찾는 평화
요즘 무더위 피해서 고요한 자연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그저 관광지로 여겼던 김천의 풍경이, 이제는 도시와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잊게 해주는 평화의 쉼표가 된다.
25일 오후 경상북도 김천시에는 구름이 많고 35도가 훌쩍 넘는 더위가 이어진다. 그래도 김천 대항면 일대에선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길을 걷는 이들의 발길이 깊어진다. 오랜 세월을 품은 직지사 경내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숲 내음에 둘러싸여, 방문객마다 “이 고요함은 사진보다 더 진하다”고 고백한다. 사명대사공원은 평화의 탑과 한옥 체험관, 박물관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잔디밭과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SNS엔 “이곳 한옥의 선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왠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인증이 넘친다.

이런 변화는 통계에도 담긴다. 김천시는 자연·역사 기반 힐링 여행지를 내세우며, 지난해 연화지 등 시내 주요 관광지를 찾은 방문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화지는 일몰 무렵 호수 수면에 하늘과 나무가 비치는 풍경 덕분에, 가족 단위부터 소규모 혼산객까지 두루 찾는 명소로 꼽힌다.
도심 속 연화지 물가에 잠깐 앉아 있으면, 불어오는 바람에 무심코 더위를 잊게 된다.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한 시민은 “흔히 지나치던 연화지 산책로가 요즘은 나만의 피서지”라고 느꼈다.
과학관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김천녹색미래과학관 한 담당자는 “기후 변화에 민감해진 지금, 색다른 실내 체험을 원하는 가족들이 많아졌다”며 “아이들은 여러 과학 전시를 통해 배우고, 어른들은 잠시 풍경에서 벗어나 휴식을 찾는다”고 표현했다. 등장한 ‘녹색 미래’라는 주제는 지역 곳곳에서 대화거리로 확장되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지역 커뮤니티에는 “여름엔 연화지에 가서 바람 좀 쐬어야 하지 않겠냐”, “아이랑 과학관에서 하루 알차게 보내고 왔다”는 소감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무리 더워도, 잠깐 시간만 내면 자연이나 공간이 주는 위로가 있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답답한 일상에 잠깐의 평화를 더하고 싶다면, 김천의 조용한 풍경 속에서 천천히 나를 돌보는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