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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수소 카본블랙 전환”…한국타이어, 넷제로 전략 가속→공급망 재편 신호탄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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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0일 핀란드 기반 메탄 가스 열촉매 분해 전문 기업 로토부스트와 청록수소 카본블랙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로토부스트 사무실에서 열렸으며, 양사는 청록수소 기반 카본블랙 개발과 타이어 컴파운드 성능 검증, 제품 단계 온실가스 배출량 50% 이상 저감을 공동 목표로 제시했다. 타이어 핵심 소재의 구조를 친환경축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에 가까운 행보다.

 

카본블랙은 타이어의 강도와 내구성을 좌우하는 필수 소재로, 전통적으로 석유 기반 원료를 고온에서 연소하거나 열분해해 생산돼 왔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타이어 산업 공급망의 탄소 집약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고 업계에서는 설명한다. 반면 청록수소 카본블랙은 메탄가스를 고온 반응기에서 열촉매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함께 생성되며, 제조 단계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자동차 및 타이어 기업들이 스코프3 배출 감축 압력에 직면한 상황에서, 원료 단에서의 탄소 저감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안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청록수소 카본블랙 전환”…한국타이어, 넷제로 전략 가속→공급망 재편 신호탄
“청록수소 카본블랙 전환”…한국타이어, 넷제로 전략 가속→공급망 재편 신호탄

한국타이어와 로토부스트는 청록수소 카본블랙을 적용할 경우 원료 조달 단계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춰, 한국타이어가 중장기 경영 전략으로 제시한 2050 넷제로 달성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원료 대체가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석유계 카본블랙 의존도를 줄여 공급망 리스크와 천연자원 고갈 우려를 완화하는 효과를 노린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청록수소 기반 공정이 상용화될 경우, 타이어 제조사가 에너지·가스 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며 소재 공급망 지형이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5월부터 정부 국책연구과제인 대용량 청록수소 생산기술 개발 사업의 수혜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청록수소 생산 공정에서 파생되는 카본블랙의 품질 안정화와 대량 생산성 검증, 타이어 컴파운드 적용성 평가가 병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공공 연구망과 해외 혁신 스타트업을 동시에 연결하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록수소 카본블랙이 실제 양산 타이어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입도 분포, 구조, 표면 특성 등 물성이 기존 석유계 카본블랙 대비 동등하거나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며, 고무 배합비와 공정 조건 최적화를 위한 장기간의 실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석유 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천연자원 고갈을 방지하는 한편, 탄소 배출량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타이어 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망 전반에 탄소 중립 목표를 부과하는 흐름 속에서, 원료 단계에서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기술이 향후 타이어 납품 경쟁력의 핵심 척도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록수소 카본블랙이 상용화 단계에 도달할 경우, 친환경 타이어 시장에서의 신규 프리미엄 세그먼트 형성과 원가 구조 재편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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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토부스트#청록수소카본블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