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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조기 검진 시장 공략”…노을, 필리핀 의료기기 인허가 획득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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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혈액·암 진단 전문기업 노을이 필리핀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을이 개발한 AI 기반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 ‘마이랩 CER’(miLab CER)은 필리핀 식품의약청 산하 의료기기 규제기관에서 공식 인허가를 받아 현지 의료현장에서의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이번 인허가는 2023년 9월 베트남에 이은 두 번째 동남아 지역 진출 성과로, 노을은 이를 바탕으로 인접 국가까지 유통망을 넓힐 계획이다. 업계는 AI 진단 솔루션 기반의 암 조기 검진 시장이 아시아권에서 본격 확대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노을의 마이랩 CER은 AI(딥러닝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기존 대형 장비 대비 유지비와 인건비를 크게 낮추면서도, 자궁경부암 병변 판독 정확도를 향상시킨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다. 기존 현미경 판독과 달리, 디지털 영상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결합함으로써 진단 정확도의 일관성을 높이고,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 병·의원에서도 신속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노을 측은 필리핀 여성의 자궁경부암 조기 검진률이 약 1%에 그친다는 점, 대부분 말기 단계에서 발견돼 치료율이 낮은 현실에 주목해 의료 접근성을 AI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마이랩 CER의 최대 특징은 저비용으로도 기존 대형 병원의 진단 성능을 유사하게 구현한다는 점이다. AI 영상 판독을 통해 한정된 의료 인력·장비를 보완할 수 있어, 공공의료기관·원격진료 환경에서 적용 폭이 넓다. 실제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의료기기 관련 기관 및 NGO 등과의 공동 사업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필리핀은 여성 암 중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두 번째로 높고, 태국·베트남 등과 함께 최근 국가 단위의 조기 검진 프로그램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남아 시장에서 AI 기반 조기 검진 솔루션을 둘러싼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미국 애보트, 일본 사이토 등 대형 업체들도 유사 솔루션을 출시해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고 있으나, 노을의 강점은 저비용 구조와 중소병원·지역 의료기관 중심의 진출 전략에 있다.

 

한편, 필리핀·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의 의료기기 규제는 2021년을 기점으로 AI 기반 소프트웨어 인증 기준 신설, 도입 절차 간소화 등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노을은 이번 인허가를 계기로 현지 파트너와 연계한 공공의료 공급, 데이터 기반 임상검증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임찬양 노을 대표는 “AI 진단 솔루션의 본격 상용화가 동남아시아 조기 검진 시장의 표준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환자 진단 환경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향후 현장 적용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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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마이랩cer#필리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