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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진단 표준 새로 쓴다"…GE헬스케어, 조영제 최신 임상 공유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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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제와 CT 기반 영상진단 기술이 환자 안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GE헬스케어가 최신 임상 근거와 표준화된 영상 프로토콜을 공유하는 학술 교류의 장을 열면서, 조영제 사용 전략과 진단 기준을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영상의학 분야에서 환자 피폭과 조영제 사용을 동시에 줄이는 기술 경쟁이 의료 질 개선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GE헬스케어에이에스 한국지점 GE헬스케어 진단의약품사업부는 17일 영상의학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조영제와 영상진단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 STANDARD 2025를 처음 개최했다. STANDARD는 STrategic Approach and iNovative DiAgnostics in RaDiology의 약자로, 영상의학 분야의 전략적 접근과 혁신적 진단 기술을 표방한다. GE 헬스케어 진단의약품 사업부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2000만건, 매 41초마다 4건의 영상 진단을 지원하는 조영제 분야 글로벌 리더로, 한국지점은 국내 영업과 임상 협력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From Trust to Standard Redefining Diagnostics를 주제로, 신뢰 기반의 진단을 실제 진료 현장의 표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최신 임상 근거와 프로토콜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Dual Energy CT를 활용한 출혈과 조영제 누출 감별, Double Low-Dose CT를 통한 방사선량과 조영제 사용량 최소화 등 환자 안전 강화를 목표로 한 영상진단 전략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 연자로 고대구로병원 서상일 교수, 서울성모병원 김보현 교수, 단국대학교병원 김상윤 교수가 참여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고대구로병원 서상일 교수는 미파열 뇌동맥류 코일 색전술 후 Dual Energy CT에서 관찰되는 뇌 조영제 착색을 주제로 발표했다. 코일 색전술 직후 CT에서 보이는 고음영 소견이 실제 뇌출혈인지, 시술 과정에서 유입된 조영제가 일시적으로 남아 있는 조영제 착색인지 감별하는 것은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Dual Energy CT는 서로 다른 에너지 영역에서 영상을 획득해 물질 특성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출혈과 조영제의 감쇠 특성 차이를 활용해 두 소견을 분리해낸다. 서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술 직후부터 출혈과 조영제 누출을 신속히 구분할 수 있어, 불필요한 추적 촬영과 입원을 줄이고 환자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두 번째 발표에서 서울성모병원 김보현 교수는 급성 충수염 진단을 위한 이중 저선량 복부 골반 CT의 임상적 유효성을 다뤘다. Double Low-Dose CT는 단순 저선량 CT에 비해 촬영 시 방사선량과 조영제 용량을 동시에 줄이기 위한 프로토콜 설계 개념으로, 영상 재구성 알고리즘과 조영 타이밍 최적화를 결합해 영상 품질을 유지하는 접근이다. 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급성 충수염 의심 환자군에서 DLCT는 기존 단일 저선량 CT와 비교해 방사선 피폭과 조영제 사용량을 낮추면서도 진단에 필요한 해상도와 대비도를 확보했다. 조기 수술 여부 판단과 합병증 위험 평가 등 임상 의사결정에 요구되는 정보 수준을 유지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줄이는 안전한 대안으로 평가됐다.

 

세 번째 세션에서 단국대학교병원 김상윤 교수는 비이온성 저삼투성 조영제의 급성 이상반응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비이온성 저삼투성 조영제는 기존 고삼투성 조영제에 비해 삼투압과 점도가 낮아, 통증과 혈관 자극, 순환계 부담을 줄인 것으로 알려진 약제군이다. 김 교수는 다양한 임상 연구를 종합 분석한 최신 근거를 통해 조영제 간 급성 이상반응 발생률과 중증도 차이를 제시하고, 환자 위험도에 따른 약제 선택 전략과 모니터링 기준을 논의했다. 조영제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환자별 맞춤 조영제 선택과 사전 대비 프로토콜 수립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공유된 기술과 근거는 영상진단 현장의 표준을 재정립하려는 글로벌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Dual Energy CT와 같은 스펙트럼 CT 기술은 미국과 유럽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뇌혈관질환, 암, 심혈관질환 등 복합 질환 평가에 빠르게 도입되는 추세다. 방사선량을 줄이면서 진단 정확도를 유지하는 저선량 CT 프로토콜 경쟁도 전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특히 소아와 젊은 성인 환자에서 반복 촬영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피폭 관리와 조영제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기술 전략이 각국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조영제 안전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유럽의약품청은 조영제 이상반응과 신장 기능 저하 위험에 대한 경고와 함께, 환자 위험군 분류와 사전 검사가 포함된 사용 지침을 업데이트해왔다. 메타분석을 기반으로 한 조영제별 안전성 비교 데이터는 향후 각국 규제기관의 허가 심사, 제품 정보 변경, 병원 내 조영제 포뮬러리 구성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영상진단 장비의 성능 경쟁만으로는 환자 안전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영제 선택과 투여량, 촬영 타이밍, 재구성 알고리즘을 통합적으로 설계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병원 현장에 안착해야 실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 기반 임상 연구를 통해 축적된 근거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이를 학회와 산업계가 함께 공유하는 구조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E헬스케어에이에스 한국지점 진단의약품사업부 김경수 대표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통해 의료진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러한 학술 활동이 향후 장비와 조영제 개발 방향,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보고 있다. 기술과 환자 안전, 규제와 임상 관행의 균형을 얼마나 빨리 맞출 수 있을지가 영상진단 산업의 다음 성장 단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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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헬스케어#standard2025#조영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