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도 탄소감축 혁신”…지멘스, 친환경 헬륨 기술 국내 첫 도입
저용량 헬륨 기반의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이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 친환경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선보인 차세대 MRI ‘마그네톰 플로우.플러스(MAGNETOM Flow.Plus)’가 인천 연세와병원에 국내 최초로 설치되며, 에너지 감축과 환자 안전 모두를 강화한 점에서 의료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MRI 장비의 탄소 저감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는 10일, 기존 MRI와 달리 0.7리터의 액체 헬륨만으로 냉각이 가능한 초전도 자석 기술을 적용해 헬륨 증발로 인한 지속적 보충 부담을 없앴다고 밝혔다. 자석을 완전 밀봉해 헬륨 손실 없는 순환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 차별점이다. 실제로 종래 MRI가 수백 리터의 헬륨이 필요했던 점과 비교하면 헬륨 자원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에너지 효율도 혁신적으로 개선됐다. 자동 절전 방식인 ‘에코 그래디언트 모드(Eco Gradient Mode)’와 대기 중 전력 차단 ‘에코 파워 모드(Eco Power Mode)’가 장착, 기존 대비 최대 30% 전력 소모 감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퀜치 파이프(Quench Pipe) 설치 필요가 없는 컴팩트 설계로 공간 활용성 또한 높였다.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이 도입돼 동일한 영상 품질을 더 빠르게 제공하고, 소음 저감 및 신형 담요형 코일로 환자 편의성도 대폭 강화됐다. 환자 체형에 맞춘 유연한 포지셔닝 기능이 의료진의 작업 효율 및 진단 정밀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MRI 제조사 간 저헬륨·에너지 절감 경쟁이 이미 본격화된 가운데, 지멘스의 국내 첫 설치는 환경·경제적 파급 효과 모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유럽 등 주요 의료기관의 ‘그린 호스피탈’ 운동과도 발맞추는 조치로, 국내 MRI 교체 수요 시장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한편, 의료기기 친환경 인증 도입 논의와 함께, 정부 역시 저탄소 의료장비 확산 정책 수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기술 의료기기 도입 평가는 현행 식약처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행되지만, 향후 친환경 척도 강화 움직임도 감지된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연세와병원 박유정 대표원장은 “환자 안전과 편의성 측면에서 큰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 김도영 본부장은 “지속가능 의료 환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MRI 기술의 친환경 전환이 실제 병원 원가 절감과 환자 경험 혁신으로 연결될지 주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술과 의료 현장, 환경정책의 균형이 의료산업 성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