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빌미로 협박”…정청래, 송언석 교섭단체 연설에 민주당 강력 반발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여야의 신경전이 격화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9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사과 없이 협치를 주장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정국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송 원내대표의 연설은 여야 합의 무대가 아니라, 책임 소재와 정치 보복 논쟁의 중심이 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치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다”고 일갈했다. 특히 송 원내대표가 이재명 정부 100일을 ‘혼용무도’라 규정한 데 대해 “연설문에서 ‘이재명 정부’를 ‘윤석열 정부’로 바꿔도 어울리는 연설이었다”고 반격했다. 이어 “무슨 반공 웅변대회를 하는 것인가. 소리를 너무 질러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일제히 논평과 SNS를 통해 가세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송 원내대표는 정부의 성과를 퇴행으로, 개혁을 역류로 폄하했다”며 “협치를 빌미로 협박하는 대국민 협박 시위였다”고 비판했다. 또 “내란 청산을 정치보복과 야당 탄압이라며 특검 수사 방해를 정당화했다”며 “내란 세력과 결별하지 못한 채 민주당 개혁을 비난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연이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지원 의원은 “연설문 대부분이 윤석열 대변인 의견서나 다름없다”며 “왜 국민 심판을 받은 지 100일이 넘었는데도 아직 윤석열과 결별하지 못했는지 안타깝다. 쑥과 마늘을 더 먹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해식 의원은 “자당 의원들이 내란 동조범으로 수사받고 있는데도 반성 대신 새 정부 헐뜯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덕 의원 역시 “국힘 의원들의 박수를 보며 아직 내란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여야 합의로 마련된 민생협의체 구성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협치 실천을 거듭 요구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 해산 심판대에 오르지 않도록 내란 세력과 절연하고 국민을 위한 잘하기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여야 대치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기점으로 더욱 격화되면서, 향후 국회 일정과 민생협의체 실무 논의까지 정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의 내란 관련 태도와 특검 수사 협조 여부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국회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은 본회의 일정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며, 여야의 전선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