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보석 청구”…김건희 측근 이종호, 변호사법 위반 재판 전략 주목
정권 핵심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사법부가 다시 맞붙었다. 김건희 대통령 부인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두번째 보석을 청구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싼 정국 긴장도 재점화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종호 전 대표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담당 재판부는 오세용 부장판사가 이끌고 있다. 보석 심문 기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오는 16일 공판 기일에 병행해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의 보석 청구는 지난 10월 첫 신청이 기각된 이후 두번째 시도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 필요성을 인정해 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 8월 구속 직후에도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재검토해달라며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정필씨 형사재판과 관련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 선고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5차례에 걸쳐 총 8천만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보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월 그를 구속 기소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이정필씨를 설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정계와 법조계 인맥을 활용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 취지의 진술도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시선은 이 전 대표의 과거 행적에도 쏠려 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주목하는 핵심 수사 대상이다. 일각에선 그가 도이치 사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제기돼 왔다.
이 전 대표의 두번째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향후 재판 전략뿐 아니라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반대로 재판부가 다시 기각 결정을 내린다면,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증거인멸 가능성 등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 전 대표의 보석 청구에 대한 심문과 재판 진행 상황을 종합해 구속 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 수사가 이어지는 만큼, 정치권은 이 전 대표의 법적 처지 변화와 진술 내용을 두고 새로운 쟁점이 불거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