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진전 없다”…위성락, 한미 협상 신중론 강조
한미 관세 협상을 둘러싸고 통화스와프가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16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음을 공식 확인하면서 정부 내 신중론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합의하지 않은 상태로 논의가 진행 중”이란 입장을 내며 이견 해소에 나서고 있다.
위성락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화스와프는 우리가 제안했고 미국도 안건에 올렸으나, 미국 측이 적극적으로 수용한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최근 일부 언론이 한미 간 미 재무부 채널을 통한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공식 해명이다.

이어 위 실장은 “통화스와프가 체결된다 해도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따로 있는데 이 부분에는 진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무부 경로든, 규모 상한을 두는 유제한 방식이든 논의는 모두 제자리”라고 못박았다.
한국 정부는 최근 미국 측과의 관세 협상에서 자본시장 안정 대책 일환으로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합리적 직접 투자 비중 유지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주요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특히 통화스와프의 경우 기존 중앙은행 간 협약이 아닌 재무부와 별도 협약, 나아가 미국의 원화 매입 등 새로운 방안까지 거론됐지만, 협상 성과가 가시화되긴 어렵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정치권에서는 통화스와프 진전 여부가 관세 협상 및 대미 외교의 향방을 가르는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위 실장의 발언이 정부의 현실적 인식과 외교 전략을 가늠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위성락 실장의 관련 발언 직후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에서 “아직 양측 합의 없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국익 최우선을 원칙으로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미국 측과의 추가 대화 계획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치권은 한미 관세 협상과 통화스와프 논의를 둘러싼 신중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대외 경제·외교 정책 전반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당분간 핵심 쟁점에 대한 원칙을 고수하며, 실무 협상을 통해 신중하게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