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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빵집, 숲속 브런치, 그리고 커피”…춘천에서 만나는 가을의 새로운 일상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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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가을바람 부는 춘천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강과 호수, 닭갈비만 떠올리던 춘천이었지만, 이제는 향긋한 베이커리 카페, 감성 가득한 레스토랑, 문화예술 공간이 일상을 물들이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지금을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의 작은 풍경이 담겨 있다.

 

춘천 공지천변의 ‘공지천제빵소’는 최근 SNS에서 인증샷 성지로 꼽힌다. 갓 구운 빵과 디저트, 커피 한 잔을 곁들여 2층 야외 테라스에서 탁 트인 호수를 바라보며 보내는 아침, 많아진 반려동물 동반 손님까지 각기 다른 일상들이 이곳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실제 방문객들은 “날 좋은 오후에 강아지와 산책 왔다가 들렀다” “갓 나온 식빵 향이 가을바람이랑 잘 어울렸다”처럼 일상의 작은 여유를 고백했다.

닭갈비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닭갈비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숲에 안긴 남산면의 ‘고목’ 역시 인기가 높다. 브런치 메뉴에 위로를 더하는 아늑한 인테리어, 반려동물과 실내에서도 함께할 수 있다는 소문에 가족 단위 방문도 늘었다. 햇살이 나무 사이로 쏟아지던 점심시간, 한 커플은 “아무 말 없이 풍경만 바라보다 가는 시간이 큰 휴식처럼 느껴졌다”고 표현했다.

 

이런 변화는 커피 트렌드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남춘천역 인근의 ‘에딧플레이버’는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커피 맛집으로 이름을 올린 로스터리 카페다. 스페셜티 커피, 직접 굽는 치즈케이크를 맛보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을 찾은 한 방문자는 “춘천에 이렇게 수준 높은 커피집이 많아진 게 놀라웠다”고 SNS에 남기기도 했다.

 

쉼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이상원미술관’의 인기도 꾸준하다. 숲과 예술, 금속·도자 공방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머무름’ 자체를 여행의 가장 큰 경험으로 여기는 변화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여행이나 휴식 공간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감각의 확장과 사유의 장소로 진화하고 있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커뮤니티에는 “춘천이 이렇게 세련된 도시였나”, “가을이면 꼭 들러야 할 곳이 많아졌다”,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특별하다”는 공감 섞인 글이 잇따른다.

 

누군가에게 춘천은 여전히 추억의 장소이고, 또 다른 이들에겐 바쁜 일상 속 숨 고르기다. 작고 소박한 빵집의 테라스, 숲속의 브런치 한 끼, 감각과 취향을 존중하는 공간에서 우리는 지금의 나와 조금 더 가까워진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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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공지천제빵소#이상원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