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kcal 폭식 실험”…러시아트레이너 돌연사로 본 극단 다이어트의 위험
러시아의 유명 피트니스 트레이너 드미트리 누얀진(30)이 극단적인 폭식 실험을 진행하던 중 수면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며, 과도한 다이어트·체중 조절 실험의 위험성이 다시 주목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누얀진은 최근 몇 주 동안 하루 섭취 열량을 약 1만kcal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이른바 ‘마라톤 챌린지’를 진행해왔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효과를 몸소 증명하겠다며 단기간에 몸무게를 크게 늘린 뒤, 고객들과 함께 체중 감량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의 SNS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아침에는 페이스트리와 케이크, 점심에는 마요네즈를 곁들인 덤플링 800g, 저녁에는 햄버거와 작은 피자 2판에 이르는 폭식 메뉴를 매일 소개했다. 이러한 고열량 패스트푸드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결과, 약 한 달 만에 체중이 13kg 증가해 105kg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얀진은 이 과정에서 “체중이 100kg 이상인 참가자 중 연말까지 자신의 체중을 10% 줄이는 데 성공하면 1만 루블(현지 화폐 기준)의 상금을 지급하겠다”며 팔로워들에게 체중 감량 도전을 독려하기도 했다. 온라인 상에서 일종의 이벤트 형태로 진행된 이 챌린지는 단기간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누얀진의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훈련 세션을 전면 취소하고 병원 방문을 예고했지만, 실제 진료를 받기 전에 잠든 사이 심장이 멈춘 것으로 외신은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시각과 의료기관의 소견 등 세부 경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밝고 긍정적이며 놀라운 사람이었다”며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큰 충격을 드러냈다. 누얀진은 엘리트 스포츠 출신 트레이너로, 10년 이상 러시아 상류층 고객을 대상으로 피트니스 지도를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비슷한 방식의 ‘극단적 몸 만들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몇 달 전에는 벨라루스 출신 보디빌더 일리야 ‘골렘’ 예핌추크가 하루 1만6500kcal를 섭취하며 체중 158kg을 유지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두 사례 모두 과도한 열량 섭취와 급격한 체중 관리가 건강에 부담을 주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누얀진은 결혼한 상태였으나 자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마약 소지 혐의로 8개월간 수감됐다가 출소 후 다시 트레이너 활동을 재개해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다만 수사 당국의 조사 여부, 부검 결과 등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고열량 식단을 통한 급격한 체중 증가는 심혈관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운동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단기간에 체중과 체지방률이 크게 오르면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변해 심장마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몸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극단적인 다이어트·폭식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SNS에서 ‘챌린지’ 형식으로 확산시키는 현상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트레이너가 상금을 내걸고 체중 감량을 독려하는 방식 역시 참여자들의 무리한 시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얀진의 사망과 관련해 러시아 현지 당국의 공식 입장이나 조사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유사한 사건이 이어지면서, 전문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온라인 다이어트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플랫폼 차원의 관리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