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관세 50% 타격에 수출 다변화”…인도, 호주·뉴질랜드·바레인과 무역 협상 가속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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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8일, 멜버른과 뉴델리 등에서 인도(India)가 미국(USA)의 50%에 달하는 고율 상호관세에 맞서 호주(Australia), 뉴질랜드(New Zealand), 바레인(Bahrain) 등과의 주요 무역협정 협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번 행보는 미국과의 교역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인도가 수출시장 다각화와 무역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 상무부는 8일 발표를 통해 호주와의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CA) 조기 타결 의지를 공식 천명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과 돈 패럴 호주 통상관광부 장관이 멜버른 회담에서 협상 가속화에 합의하면서 CECA가 다시 한 번 양국 외교의 최우선 현안으로 부상했다. 인도와 호주는 이미 2022년 경제협력무역협정(ECTA)을 발효시킨 바 있으나, 서비스·투자와 같은 비관세 분야까지 확대한 CECA는 타결이 지연돼 왔다.

인도, 미국 50% 관세에 무역망 확대…호주·뉴질랜드·바레인과 협상 박차
인도, 미국 50% 관세에 무역망 확대…호주·뉴질랜드·바레인과 협상 박차

인도의 이 같은 노력은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 정책 변화와 밀접하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갈등을 계기로 8월 말부터 인도에 50% 상당의 상호관세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기존 핵심 수출시장이 위협받으면서 인도는 대외 무역망 다각화 필요성에 직면했다. 2023년 기준 인도-호주 교역액은 약 240억 달러에 달했으나, 관세 장벽이 높아진 미국 시장 비중은 줄어들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이와 함께 뉴질랜드와의 FTA(자유무역협정)도 본격적으로 재추진하고 있다. 고얄 장관과 토드 매클레이 뉴질랜드 통상부 장관은 7일 협상 진전에 의견을 모으고, 빠른 시일 내 협정 체결을 목표로 공조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2010년 FTA 논의를 시작했으나 5년 만에 중단, 지난 3월에서야 10년 만에 협상을 재개했다.

 

또한 인도는 3일 바레인과의 CECA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 환태평양은 물론 중동권까지 무역 파트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에 돌입했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 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은 뉴델리 회동에서 전자제품, 원유, 가공식품, 귀금속 등 실물 시장 협력 구도를 구체화했다.

 

인도는 이 밖에도 유럽연합(EU)과의 FTA 협상 타결을 연내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인도의 시장 다변화 움직임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과 맞물려 ‘신흥 경제권의 자립 모색’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가 대외 불확실성 속 탈미 의존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들은 인도의 수출 구조 및 역내 시장 주도권에 구조적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연쇄 협상 타결 여부와 각 협정의 세부 조항에 따라 관련국 경제 이해관계도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인도의 관세 갈등이 세계 무역질서에서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도의 신무역정책 전환과 다자간 협정 실질적 이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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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호주#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