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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기업 판다본드 발행 재개”…중국, 본토 채권시장 열며 중러 경제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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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기업 판다본드 발행 재개”…중국, 본토 채권시장 열며 중러 경제 협력 강화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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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9일, 중국(China)이 러시아(Russia) 기업에 대해 본토 채권시장(판다본드) 재개방 방침을 공식화하며,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2022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단됐던 러시아 기업의 중국 내 자금 조달을 재개하는 첫 움직임이어서 국제 금융시장과 중러 협력 구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은 최근 러시아 에너지계 대형 국영기업 경영진과 만나 판다본드 발행 계획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러시아는 2017년 루살을 통해 판다본드를 성공 발행한 전례가 있으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의 강력한 금융 제재로 해외 자금 조달이 사실상 차단된 바 있다.

러시아 기업, 중국 판다본드 재발행 추진…본토 채권시장 자금 조달 모색
러시아 기업, 중국 판다본드 재발행 추진…본토 채권시장 자금 조달 모색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판다본드 발행 기업은 2~3곳으로,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Rosatom)과 계열사가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사톰은 이미 위안화 채권 발행 준비를 공식 확인했고,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Gazprom) 역시 중국 현지 신용평가사로부터 AAA 등급을 받아 본격적인 자금 조달이 기대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에 합의한 점도 긴밀한 협력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러시아 재무차관 이반 체베스코프는 “로사톰 등 러시아 기업들의 중국 채권 발행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양국 당국이 관련 방안을 지속 협의 중임을 밝혔다. 다만 러시아 재무부는 위안화 표시 정부채권의 경우 중국 플랫폼이 아닌 자국 내 발행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의 2차 제재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적 부담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국(USA)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국 은행들도 이로 인해 공식 금융거래에 신중한 입장이다. 베이징(Beijing) 변호사 앨런 웡은 “비제재 러시아 기업 발행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며, 당국 승인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이번 판다본드 재개를 중러 간 경제협력 심화의 신호로 주목하면서도, 향후 발행 규모와 서방의 추가 제재 조치, 중국 금융권의 실제 대응이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러가 글로벌 분쟁 국면에서 자국통화 결제망과 채권거래를 확대할 경우, 서방 주도의 국제 금융질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제재 회피 우려와 금융기관 신중론이 맞물리면서 실제 자금 유입 규모와 효과는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조치가 향후 중러의 경제 협력 구조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 질서에 어떤 파장은 물론, 서방의 추가 대응에 따라 그 실효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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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국#판다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