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공백·제조 둔화에도 AI 낙관”…미국 증시 상승, 기업 실적이 주도권
현지시각 16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시가 주요 지수의 동반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번 장초반 랠리는 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공식 통계가 단절되는 '매크로 데이터 공백' 속에서도, 대형 기술주 실적 개선과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기반한 투자심리가 주도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 우려와 혁신산업 성장 기대가 혼재하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금 흐름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장 시작 직후 S&P500 지수는 6,692.78로 21.72포인트 상승했고, 나스닥종합과 다우존스도 각각 135.1포인트(22,805.18), 126.54포인트(46,379.85) 상승했다. 나스닥100 등 성장주 중심의 지수도 오름세를 탔으며, 위험지표인 VIX 변동성지수는 1.36% 하락해 단기 진정세를 시사했다. 한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5.0원 하락한 1,417.5원으로, 환위험 부담도 일부 경감되며 투자심리를 보조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016/1760622648037_75627367.jpg)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는 이날 프리마켓에서 두 가지 축이 시장을 이끄는 동인이라고 분석했다. 첫째는 3분기 기업 실적의 질적 개선과, 둘째는 AI 수요의 불변 기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워싱턴의 셧다운 장기화로 인해 9월 소매판매, PPI, 주간 실업수당 청구 등 기준지표가 연이어 비어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공식 데이터 부족 속에서 개별 기업의 실적과 전망(guidance)에 훨씬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제조업 지표에서는 한계 역시 노출됐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제조업지수는 10월 –12.8로, 전월 +23.2 대비 역성장 국면을 보이며 경기 회복에 제동이 걸렸음을 시사했다. 국채시장에서는 공식 통계 부재 탓에 관망세가 두드러지지만, 연내 두 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물시장에 포착되며, 성장주 밸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대형 기술주와 AI 관련주에서는 엇갈린 흐름이 이어졌다. 테슬라는 0.09%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1% 상승하면서 데이터센터·HPC 기반 AI 칩 수요의 꾸준함을 드러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반면, TSMC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리레이팅'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론 등 칩·장비주 역시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증시 지수를 움직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투자수요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서학개미'의 보관금액 흐름이 있다.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 10월 14일 상위종목별 보관금액은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이 여전히 주도했으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따라 일부 인기종목에서 보관금액이 선제적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ETF 비중 조절, 환율 변동성 관리, 실적·시황에 따른 마켓 타이밍 전략 등이 함께 맞물리며 시장의 온도차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미국증시의 '실적·AI 낙관 vs 데이터 공백·제조 둔화' 줄다리기는 외신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CNBC, 블룸버그 등은 “기업 실적이 시장 방향성의 나침반이 되고 있다”며, 공식지표 공백이 오히려 개별 종목의 스토리와 펀더멘털에 쏠림을 가속한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AI·반도체 선전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당분간 살아날 전망”이라는 긍정론과, 공식 지표 미공개 리스크,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 확대 역시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을 병행했다.
향후 미국증시의 방향성은 첨단산업 실적과 AI 성장률, 그리고 워싱턴 셧다운의 지속 여부, 경기지표 정상화 시점에 따라 가늠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는 데이터 단절 구도를 감안해, 단기 급등락에 휩쓸리기보다는 실적, 현금흐름, 리스크관리 등에 주목해야 한다”며, “당분간 단기 변동성 확대와 실적주도 장세가 교차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증시 흐름이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떠한 제도적·심리적 전환점을 제공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