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연임은 1회만”…최휘영 장관, 대통령실 보고서 체육계 직선제 개혁 시사
체육계 선거 구조를 둘러싼 변화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가운데,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체육회 혁신 방안을 두고 대통령실에서 머리를 맞댔다. 대한체육회장 선거 방식과 연임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제도 개선을 둘러싼 논쟁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휘영 장관은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한체육회와 협의한 혁신안의 핵심 내용을 보고했다. 그는 "대한체육회장의 임기는 한 차례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고, 2회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기 세력을 구축한 뒤 종신제처럼 권력을 누린다는 비난이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핵심 제도 변화로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방식이 기존 대의원 간선제에서 직선제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최 장관은 "선거도 소수의 선거인단이 뽑는 간선제가 아니라 직선제 온라인 투표로 바꿔서 현장의 의사가 제대로 행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시도 및 각 종목 단체장에게도 직선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대한체육회장은 4년 임기로, 2천여 명의 대의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됐다. 정관상 회장 연임뿐 아니라,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추가 연임 시도도 가능해 사실상 3연임 등 무제한 재임의 가능성이 열린 구조였다.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회장에 의해 임명되는 구조적 한계 속에 조직 사유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유승민 회장 체제 출범 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선거와 공정위 구조 개선을 추진해왔다. 최휘영 장관은 "유승민 체육회장의 개혁 의지가 강력하다"며 "문체부는 이를 잘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연임제한 개정 방안을 듣고 "연임하고서 쉬었다가 다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총 임기 제한 등 추가 개선 방법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또 "체육계의 폭력 문제가 여전히 크다"며 "신고자가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광범위한 익명 제보 시스템 마련"을 제안했다.
최휘영 장관은 이어 "대한변호사협회 등 외부 6개 기관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을 추천받도록 제도화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임원 비위 징계는 상위 기관에서 처리하도록 해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징계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재정 집행 투명성 강화 방안도 제시됐다. 최 장관은 "매년 약 4천억원의 예산을 체육단체에 지원하는 만큼 기금 사업 성과평가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엄정히 해 예산 편성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국고뿐 아니라 후원금 등 자체 예산도 문체부 승인으로 관리하고, 대한체육회가 회원 단체에 배분하는 사업도 정산 책임을 강화해 예산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통령실에서 논의된 체육계 개혁안은 대한체육회 정관 개정 등 구체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체육계는 이번 선거제·권력구조 변화가 현장 목소리 반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