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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발언에 법사위 파행"…추미애·곽규택 등 여야, 국정감사 정면 충돌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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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 대한 비방이 격해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17일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을 중심으로 벌어진 의사진행 충돌이 회의 정지로 이어지면서, 국회 내 갈등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군사법원 국정감사는 감정이 고조된 채 진행됐다. 추미애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해 왔다”며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발언 순서를 뒤로 미루자, 곽 의원은 “뭔 소리냐. 뭐 하는 짓이냐”, “어디가 아프신 것 아니냐. 병원 한 번 가보시라”며 즉각 반발했다. 양측 언성이 높아진 가운데 곽 의원은 위원장석까지 다가가 사과를 요구하며 삿대질했고, 추 위원장을 향해 “존엄 미애”라며 비꼬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송석준, 조배숙 의원도 위원장석으로 몰려들며 “법사위가 추 위원장 사유물이냐”, “이렇게 멋대로 하는 위원장이 어디 있느냐. 독재다”, “국회의원의 감사권을 박탈했다”, “어떻게 태도를 봐서 발언권을 주냐”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여야 모두 고성이 오가고, 물리적 충돌 위험까지 커지자 추미애 위원장은 결국 국정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국정감사는 약 30분 뒤 재개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에 복귀하지 않았다. 추미애 위원장은 파행 직전 상황을 영상으로 재생하며 “오늘 이 회의 방해는 제게 매우 공포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아울러 곽규택 의원이 의도적으로 파행을 유도하고, 전일에는 폭언과 위협적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신 차려라”, “귀먹었냐”, “학교는 안 다녔냐”, “꿀리는 게 있냐” 등의 말이 반복됐고,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도 “그거 읽히기는 하냐. 읽을 줄은 아나”라는 언급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비아냥과 조롱 섞인 발언 속에서도 회의가 깨질까봐 참아왔으나, 손찌검하는 듯한 태도와 위협까지 감수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추미애 위원장은 자리를 떴고,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약 20분간 국정감사를 이어받아 감사 마무리 발언을 전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파행을 유도해 국정감사가 길어졌다”며 법사위에 출석한 증인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날 국회는 여야 의사진행권과 발언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갈등 양상을 보였다. 정치권은 법사위 파행 사태를 두고 정면 충돌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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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곽규택#국회법사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