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번 홀 연속 버디 폭발”…유현조, 2연패로 메이저 퀸→압도적 시즌 첫 우승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장은 이른 아침부터 유현조의 뜨거운 집중력에 숨죽였다. 4라운드 선두로 코스를 나선 유현조는 단 한 순간의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았다. 12번, 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흐름을 단숨에 끌어올렸고, 마침내 9언더파 279타로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다시 품에 안았다.
이번 시즌 국내 KLPGA 투어의 세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유현조는 대상 포인트·평균 타수 1위로 초반 판도를 바꿨다. 총상금 15억원이 걸린 챔피언십 결선에서 그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 신화를 썼다. 합계 5언더파 2위를 기록한 노승희와는 4타 차이의 격차였다.
경기 초반 보기 2개로 잠시 주춤했던 유현조는 후반부에 집중력을 되찾았다. 흐름이 흔들릴 때마다 한 타 한 타를 온몸으로 보듬었고, 연속 버디 이후 거침없는 플레이로 공격의 세기를 더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유현조는 “후반에 집중력이 돌아와 기쁘다”며 “작년 우승 대회 타이틀을 지켜 영광”이라는 감회를 숨기지 않았다.
프로 2년 차에 접어든 유현조는 지난해 신인상, KLPGA 메이저 우승, 아시안게임 은메달과 동메달에 이르기까지 빠른 성장세를 증명해왔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대상 포인트 1위, 평균 타수 1위, 그리고 상금 3위까지 점령해 강력한 시즌 페이스를 예고했다.
유현조는 경기 후 “최종 라운드 선두로 나서는 부담이 컸다. 압박 속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위기 때마다 자신을 다듬는 힘을 더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세 번의 준우승에서 끝내 머문 아쉬움, 특히 지난주 KG 레이디스컵 연장 패배를 그는 “과정의 소중함을 깨달은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2024시즌 KLPGA 투어에서 대상과 2승을 목표로 내건 유현조는 “최근 몇 년간 목표를 모두 이뤘다. 이 페이스라면 대상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LPGA 투어 진출이라는 꿈을 향해, US여자오픈 출전 등 경험을 토대로 실력을 더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금 유현조는 평균 타수와 대상 포인트 모두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남은 시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서 다시 한 번 환희의 세리머니를 꿈꾸며 다음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새벽 잔디가 아직 촉촉한 이른 아침, 유현조의 땀과 박수, 그리고 마침내 터진 환호는 경기장을 채웠다. 승부 뒤에 남는 여운, 그리고 성장의 의미는 오롯이 선수와 팬 모두의 몫이었다. KLPGA 투어의 다음 행보는 시즌 막바지의 메이저 경쟁 속에서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