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 임박에 4%대 급등…한국항공우주, 우주항공 모멘텀에 밸류 프리미엄 확대
누리호 4차 발사 일정이 임박하면서 한국항공우주 주가가 장중 4%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누리호 발사, 방산 헬기 양산 수주, 중동 협력 이슈가 잇따르며 테마성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 스토리와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맞물려 투자자 관심이 다시 집중되는 흐름이다. 단기적으로는 발사 성공 여부와 차익 실현 수급이, 중장기적으로는 헬기·해외 수주의 매출 기여도가 주가 방향성을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5일 장중 기준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108,9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4.81% 상승 중이다. 전일 약세 이후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는 모습으로, 우주·방산 대표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보합권, 한화시스템·LIG넥스원·엠앤씨솔루션은 2% 안팎 하락해 섹터 내에서 한국항공우주가 가장 두드러진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04781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5/1764045861336_892937296.jpg)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10월 말 104,700원 수준에서 전일 종가 기준 108,300원까지 약 3% 올랐다. 이 기간 11월 7일 저가 95,100원과 11월 19일 고가 116,50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저점 대비 22% 내외 등락을 보였다.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5월 말 84,200원대에서 현재 수준까지 28% 이상 상승해 중기 우상향 추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기술적 측면에서 단기 이동평균선 정배열이 유지되고 있다. 전일 기준 주가는 5일선 약 106,580원과 20일선 약 104,680원을 모두 상회하고 있으며, 60일선 역시 우상향 기울기를 보이고 있다. 6개월 고점이자 52주 최고가인 118,800원 구간에서는 반복적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강한 저항이 확인되는 반면, 90,000원대 초반에서는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지 구간이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90,000원에서 118,000원 사이 박스권에서 이벤트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로 정리하는 분위기다.
수급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방향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직전 1주일인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737,474주가량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840,466주를 순매수해 외국인 물량을 대부분 흡수했다. 외국인 매도 전환 국면에서는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았고, 기관 매수세가 강화된 날에는 낙폭 축소와 반등이 나타나는 패턴이 관찰됐다. 외국인 지분율은 32%대로 방산주 가운데 상위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관 중심의 수급이 중장기 포지션을 지탱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무 지표를 보면 성장성과 높은 밸류에이션이 공존하는 구조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2조 7,869억 원에서 2023년 3조 8,193억 원으로 확대됐고, 2024년 3조 6,337억 원, 2025년 3조 7,890억 원으로 우상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16억 원에서 2,475억 원, 2,407억 원, 3,201억 원 예상으로, 영업이익률은 5.08%에서 6.63%, 8.45% 수준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ROE는 2023년 14.81%에서 2024년 10.42%로 낮아졌지만 2025년 12.33%가 예상되며 수익성 개선 방향성은 이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주가 기준 밸류에이션은 PER 77배, PBR 3배대 중반으로, 동일 업종 평균 PER 22배를 크게 웃도는 프리미엄 구간이다. 배당수익률은 0.46%로 낮아 배당보다는 성장성과 테마성이 투자 포인트로 부각된다.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3.93점, 목표주가는 127,800원으로 제시돼 현재가 108,900원 대비 약 17%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부채비율이 400%대, 당좌비율이 50% 안팎으로 높은 레버리지 구조를 보이는 만큼, 이익 개선 속도에 따라 재무 지표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의 핵심 촉매 요인은 누리호 4차 발사다. 이번 발사는 11월 27일 새벽 야간으로 예정돼 있으며,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포함한 13기 위성을 탑재한다. 누리호 발사체 단별 조립을 맡아 온 한국항공우주는 국가 우주 프로젝트의 핵심 민간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발사 일정이 구체화될수록 관련 뉴스가 집중되며 주가에 이른바 이벤트 프리미엄이 붙는 전형적인 테마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발사 성공 이후에도 뉴스 피크아웃에 따른 차익 실현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와, 민간 우주 산업 확대 기대가 이어지며 프리미엄이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정책 변화도 우주항공 밸류에이션을 받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누리호 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도하되 민간 공동 운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는 중이다. 국가 우주 기술 민간 이전과 우주항공 클러스터 조성, 관련 법·제도 정비가 속도를 내면서 한국항공우주가 발사체·위성 플랫폼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산학연과의 공동 연구, 인력 양성, 기술 네트워크 확장은 중장기적으로 우주항공 산업 전반의 멀티플을 지지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산·헬기 부문 수주도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재료다. 한국항공우주는 11월 20일 방위사업청과 1,630억 원 규모의 의무후송전용헬기 2차 양산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말까지로 헬기 본체뿐 아니라 기술교범, 수리부속 등 통합체계지원이 포함된 중장기 프로젝트다. 기존 1차 양산 이후 후속 물량인 만큼 생산라인 가동률과 사업 연속성을 확보해 줘 실적 안정성과 현금흐름 측면에서 주가 하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협력 확대 역시 성장 옵션으로 부각된다. 한국항공우주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국영 방산 그룹과 미래 항공우주 분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방산·우주 외교 성과의 연장선으로, 중동 시장에서 항공기·헬기·우주 플랫폼 수출과 공동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아직 구체적인 수주 규모와 매출 인식 시점이 불투명해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한 성장 동력으로 점진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우주항공·방산 생태계 강화 움직임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상국립대학교, 국방기술품질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 등이 연계한 국제 콘퍼런스와 네트워크 행사가 이어지며 산학연관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직접적인 매출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우주항공 클러스터 내 중심 기업이라는 위상을 재확인시키며 섹터 대표주 프리미엄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동일 업종과의 비교에서는 명암이 엇갈린다. 영업이익률과 ROE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엠앤씨솔루션 등 타 방산주 대비 낮은 편이지만, 발사체와 위성, 군용 헬기, 고정익 항공기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는 업계 내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반면 PER가 동종 업체 대비 높은 수준인 만큼 성장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향후 이익 성장률과 수익성 개선이 이에 부합하는지가 평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향후 투자 전략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단기와 중기를 구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기 1개월 안팎으로는 누리호 4차 발사 전후 이벤트 리스크가 가장 크다. 최근 한 달 저점인 95,000원대와 심리적 지지선인 100,000원 부근이 1차 지지 구간, 115,000원에서 118,000원대가 52주 최고가에 해당하는 저항 구간으로 인식된다. 발사 결과와 뉴스 흐름에 따라 이 구간 내에서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헬기 양산과 해외 협력, 추가 우주·방산 프로젝트 수주가 어느 속도로 실적에 반영되는지가 밸류에이션 재조정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이벤트 변동성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기적으로는 누리호 발사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이벤트 이후 차익 실현과 재료 소멸 인식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방산·우주 프로젝트 특성상 유상증자 가능성, 사업 일정 변경, 환율·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 등 외부 리스크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주가 흐름은 누리호 발사 성과, 방산·우주 신규 수주, 글로벌 경기와 국방 예산 흐름 등 대내외 변수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