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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파견경로 개발 필요”…로버트 랩슨, 미 이민구금 사태에 트럼프 정부·한국기업 동시 비판
정치

“합법적 파견경로 개발 필요”…로버트 랩슨, 미 이민구금 사태에 트럼프 정부·한국기업 동시 비판

조민석 기자
입력

조지아주에서 미국 이민당국에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된 사태를 놓고,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8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한국의 핵심 기술인력을 합법적으로 파견할 수 있는 방안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중적 태도와 한국 기업의 비자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까지 불러일으키며, 외교·경제 현안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연합뉴스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의 건설 및 운영을 가속화하고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핵심 기술 인력을 미국에 파견할 수 있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합법적 경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조치는 수천 명의 미국인 일자리로 이어질 것이며,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미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 손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무조건적인 대미 투자를 요구하는 한편, 또 다른 손으로는 조지아에서 대규모 배터리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담당한 수백 명의 한국인을 수갑과 족쇄로 묶는 장면이 현실화됐다”고 지적하며, “한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랩슨 전 대사 대리는 “한국 대중의 충격과 분노는 당연하며, 한국 정부가 받는 압박 또한 상당하다”면서, “이번 사건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자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도에 추가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대형 합작 프로젝트의 운영 주체인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도 비판 대상이 됐다. 그는 “현지 기술 인력과 계열사 직원들의 미국 비자 자격을 완전히 준수하도록 더 강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며, “변명의 여지는 없다”고 짚었다.

 

이번 미 이민구금 사태를 둘러싸고, 한미 간 경제·외교 협력 체계 재정비 필요성은 물론 미 바이든·트럼프 정부 인식 차이, 한국 대기업의 글로벌 인력관리 등 핵심 현안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향후 한미 당국 간 협의 채널을 가동해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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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랩슨#트럼프정부#현대차lg엔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