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오프 끝 30점 만점”…김우진·김제덕·이우석, 숙적 일본 눌러 극적 결승행→은메달 확보
비에 젖은 활시위, 떨리는 손끝에서 역전의 긴장이 묻어났다. 광주 국제양궁장을 적신 우중 속, 팬들의 시선이 슛오프 세 발에 모두 모였다. 김우진과 김제덕, 이우석으로 꾸려진 한국 남자 대표팀이 설욕을 노리는 일본을 30-28 슛오프로 제압하며 세계 선수권 결승행을 확정짓는 순간, 경기장은 숨결마저 조였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자 리커브 단체전 준결승은 9일 광주 국제양궁장에서 펼쳐졌다.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일본을 상대했다. 초반 세트는 양국 모두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1세트에서 57-56으로 앞선 한국은 2·3세트에서 일본이 뿜어낸 58점의 저력에 흔들렸다. 그러나 대표팀은 4세트에서 57-54로 맞불을 놓으며 흐름을 되살렸다.

경기는 5-4, 단 한 세트 차이로 결판이 나지 않았다. 결국 마지막 슛오프에 모든 희비가 달렸다. 집중력을 끌어올린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이 각자 10점씩을 쏘아내며 30점을 완성했고, 일본은 2점을 내주며 28점에 그쳤다. 대표팀은 슛오프 접전 끝에 결승 진출을 확정지어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 한국은 브라질을 6-0으로 완파한 미국과 맞붙는다. 미국에는 현 세계랭킹 1위 브레이디 엘리슨이 중심을 잡고 있다. 반면 한국 김우진은 세계랭킹 2위지만,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엘리슨을 한 차례 돌파한 경험이 있어 금빛 승부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다.
여자 대표팀에서는 안산, 강채영, 임시현이 한 조를 이뤘지만, 대만에 4-5(슛오프 27-28)로 분루를 삼키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10일에는 인도와 3위 자리를 두고 맞선다. 아쉽게도 안산의 광주 3관왕 도전은 멈췄다. 한국 양궁 여자 단체전이 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79년 이후 세 번째다.
집념과 승부욕이 돋보인 슛오프의 긴장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홈 팬들의 응원, 선수들의 집중력, 그리고 비의 장막 속에서 다시 시작될 결승전. 남자 단체팀의 금메달 도전과 여자 대표팀의 동메달 사수는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