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묻지마 매수에 상한가 직행…남선알미늄, 공시 없는 급등에 변동성 경고음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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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알미늄이 26일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기 과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뚜렷한 호재성 공시 없이 주가와 거래량이 동시에 폭증해 개인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알루미늄과 자동차 부품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형성된 수급 쏠림이 실적이 아닌 기대와 테마에 기댄 흐름인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선알미늄은 이날 장 마감 기준 전 거래일보다 29.96% 급등한 1,3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상한가 마감이다. 장중 내내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수직 상승 곡선을 그렸고, 마감 무렵까지 상한가 매수 잔량이 두텁게 쌓이면서 강세를 유지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하루 거래량이 5,300만 주를 넘어서는 등 유동성이 폭발했다. 평소 대비 수 배 이상 늘어난 거래 규모로,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와 이른바 묻지마식 추격 매수까지 뒤섞인 과열 장세가 펼쳐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특정 재료나 실적이 아닌 수급 주도형 랠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공식 공시나 재무 지표만 놓고 보면 이번 급등을 뒷받침할 만한 요인은 아직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 측에서 이날 장중 별도의 호재성 공시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최근 알루미늄 가격과 전기차·자동차 부품 관련 종목 전반으로 매수세가 번지는 섹터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테마성 기대감이 확산된 점도 단기 수급을 자극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의 본질 가치보다 수급과 기대에 민감한 소형주 중심 장세가 재연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중소형주 애널리스트는 특정 종목이 단기간에 상한가를 기록할 때는 수급 주체와 거래 패턴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 개선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거래량만 폭증하는 경우 조정 시 낙폭도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 역시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개별 종목에 대해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 급등 종목을 대상으로 투자주의 종목 지정, 조회 공시 요구 등 단계별 조치를 통해 과열된 매매를 진정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공시와 실적, 사업 구조 등을 면밀히 살펴본 뒤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과거에도 뚜렷한 재료 없이 단기간 급등했던 소형주는 이후 차익실현 물량 출회와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며 급락으로 돌아선 사례가 적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남선알미늄처럼 섹터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종목의 경우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향후 국내외 경기 흐름과 업종 실적, 공시 내용이 실제 주가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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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알미늄#알루미늄#자동차부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