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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악몽 넘지 못했다”…U-17 대표팀, 실험 속 1승→경험의 무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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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악몽 넘지 못했다”…U-17 대표팀, 실험 속 1승→경험의 무게 묻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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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자그레브의 피치는 아직도 마지막 결승골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반 내내 엇갈린 숨소리와 긴장이 뒤섞인 자리에서, 한국 U-17 축구대표팀은 폴란드와의 마지막 맞대결에서 고개를 숙였다. 후반 11분, 골문을 지키려던 의지가 한순간 스며들었던 틈, 폴란드의 필립 스코르브에게 결승골을 내준 장면이 벤치의 적막과 관중의 탄식으로 깊게 각인됐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친선대회 3차전을 0-1 패배로 마쳤다. 앞선 두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0-3으로 무너졌지만, 벨기에전에서는 3-2 승리를 거두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는 1승 2패, 승점 3점과 함께 공동 5위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후반 결승골 허용”…U-17 대표팀, 크로아티아 친선대회 1승 2패 / 연합뉴스
“후반 결승골 허용”…U-17 대표팀, 크로아티아 친선대회 1승 2패 /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는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강호를 비롯해, 카타르와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 총 8개국이 경쟁하며 치열한 경험의 장을 만들었다. 한국 대표팀은 경기별 라인업 변화를 통해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는 데 주력했다. 실제로 폴란드전에서는 2차전과 비교해 선발 멤버 8명을 교체, 경기 중에도 8명의 교체카드를 연달아 사용하며 선수층 점검에 힘을 쏟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가 선수들의 기량과 전술 선택지를 확장하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무대는 곧 카타르로 옮겨진다. 오는 11월 열리는 2025 FIFA U-17 월드컵을 앞두고, 백기태호는 앞선 국제 무대 경험을 토대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이번 월드컵에는 48개국이 참가해 4개국씩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U-17 대표팀은 F조에 속해 멕시코, 코트디부아르, 스위스와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각 조 1, 2위와 3위 중 상위 8개국까지 32강 토너먼트에 오르게 된다.

 

아쉬움이 남은 결과 속에서도 팀 전체에선 성장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읽혔다. 벤치의 갈음, 새로운 전술 실험, 그리고 관중의 아낌없는 응원이 교차하는 장면에는 월드컵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다. 선수들의 굳은 다짐과 감독의 깊은 고민 끝에서 다시 한 번 희망의 무대를 준비하게 된다.  

 

뜨거운 땀과 미완의 꿈은 여전히 자그레브의 그라운드 위에 머물고 있다. 패배 뒤에도 울리지 않는 함성과 굳은 어깨가 앞으로 마주할 월드컵에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5 FIFA U-17 월드컵 F조 경기들은 11월 3일부터 27일까지 카타르 각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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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축구대표팀#백기태#크로아티아친선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