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입고 명예 시투”…박신자, 박신자컵 10주년→냉철한 조언 남기다
부산 사직체육관이 박수로 하나 된 순간, 박신자 여사는 현역 시절 등번호 14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조용히 코트에 섰다. 농구 레전드를 향한 감동의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박신자는 페인트존에서 두 손으로 던진 시투를 단번에 성공시켰다. 박신자컵 10주년을 기념하는 현장은 존경과 기대감, 설렘이 교차하는 감동의 무대로 변했다.
이날 2025 BNK금융 박신자컵 개막식에는 국가대표에서 농구 영웅이 된 박신자가 참석해 시투와 함께 현장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박신자는 부산 BNK와 일본 후지쓰의 경기를 지켜보며, “우리 시대보다 선수들이 스피드와 체력 면에서 더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3쿼터 돌입 뒤 BNK가 10점 차로 뒤처지는 순간에는 “BNK 선수들이 체격 조건에서 밀리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지 못한다. 이런 모습은 개인 연습 부족에서 온다”며 냉철하게 쓴소리도 건넸다.

아울러 박신자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과의 경기력 차이, 그리고 한국 여자농구의 발전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박신자컵 자체가 많은 경험의 장이 됐으면 한다. 모든 선수가 적극적으로 임해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는 말로 진심 어린 응원을 남겼다.
박신자는 196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준우승 신화를 이끌고 MVP에 오른 인물로, 한국 스포츠영웅이자 국제농구연맹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신자컵은 2015년부터 WKBL이 시즌 전에 개최하는 대회로, 2023년부터 국제대회로 확대됐고 올해에는 일본을 비롯해 유럽 등 10개 팀이 참가하면서 글로벌 무대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조카인 박정은 BNK 감독에 대해 “선수로는 뛰어났지만, 지도자로서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조카가 코트를 누비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한국 여자농구의 새로운 시작을 향해 박신자는 현장을 찾은 관객과 선수 모두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승패 너머로 더 깊어진 경험과 서사의 흙냄새가 깃든 시간, 박신자컵 10주년은 농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와 사유의 자리를 내어주었다. 이번 대회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2025년 여자농구의 또 다른 질주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