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관제 솔루션 고도화…노타, 엔비디아 커넥트 합류로 글로벌 공략
인공지능 기반 실시간 영상 분석 기술이 글로벌 산업용 AI 시장의 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모델 경량화와 최적화 기술을 앞세운 국내 기업 노타가 엔비디아의 최상위급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 커넥트에 합류하면서다. 양사는 영상 관제와 산업 안전 분야를 중심으로 GPU 인프라와 비전언어모델을 결합한 솔루션을 확장하고 있어, 스마트시티와 제조, 공공 인프라 시장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산업용 영상 AI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타는 8일 엔비디아가 운영하는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 커넥트 공식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타는 스타트업 지원 성격의 엔비디아 인셉션을 시작으로 상위 단계인 인셉션 프리미어, 스마트시티와 영상 분석에 초점을 둔 메트로폴리스 파트너를 순차적으로 거쳤다. 이번 커넥트 선정으로 협력 범위가 단순 기술 검증을 넘어 공동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 단계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넥트 프로그램은 AI 역량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엔비디아의 전략적 파트너십 제도다. 참여 기업은 최신 AI 프레임워크에 대한 우선 사용 권한과 모델 최적화 워크숍, 엔비디아 전문가의 기술 컨설팅을 제공받는다. 여기에 공동 마케팅과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 활용 기회가 포함돼, 솔루션 상용화와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다.
노타는 비전언어모델 기반 실시간 영상 분석 솔루션 NVA를 커넥트 협력의 핵심 자산으로 내세운다. 비전언어모델은 영상 정보와 자연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AI 구조로, 화면 속 객체와 상황을 단순 인식 수준을 넘어 문맥적으로 해석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NVA는 이 구조를 활용해 교통 흐름, 산업 현장의 안전 상태, 공공시설 내 이상 행동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요약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룰 기반 영상 분석 방식의 한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CCTV 분석 솔루션은 사전에 정해진 규칙과 단순 객체 인식 모델에 의존해 조도 변화나 복잡한 군중 상황에서 잦은 오탐과 누락이 발생했다. 반면 NVA는 비전언어모델 구조와 노타의 모델 경량화 기술을 결합해, 동일한 GPU 자원으로 더 많은 카메라를 처리하면서도 다양한 환경에서 이상 상황을 더 정교하게 탐지하도록 설계됐다.
NVA는 엔비디아의 센터형 데이터센터 GPU와 엣지형 디바이스 모두에서 동작하도록 최적화됐다. 데이터센터 환경에서는 다수의 CCTV 스트림을 동시에 분석해 도시 단위 관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고, 공장이나 물류창고, 교차로 인근 설비 등 현장에 설치된 엣지 디바이스에서는 지연 시간을 줄인 저지연 분석이 가능하다. 노타는 자체 경량화 기술을 통해 동일 하드웨어에서 동시 처리 가능한 채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구축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영상 검색 및 요약 도구 VSS Blueprint와의 결합도 차별화 포인트다. VSS Blueprint는 대규모 영상 데이터에서 특정 장면을 검색하고 핵심 구간만 압축해 보여주는 워크플로 기술이다. NVA는 이 도구와 연동해 CCTV에서 발생하는 이상 상황을 자동 탐지한 뒤, 관련 장면을 요약 영상 형태로 제공해 관제 인력이 즉시 상황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24시간 관제 인력 의존도를 줄이고, 대응 시간을 수십 퍼센트 단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적용 분야는 교통과 산업 안전을 넘어 공공 치안과 에너지 인프라까지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 예를 들어 도심 교차로에서는 교통량, 역주행, 보행자 사고 위험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신호 제어나 현장 출동과 연계할 수 있고, 공장에서는 작업자의 안전장구 착용 여부, 위험 구역 진입, 설비 이상 징후 등을 자동 감시하는 식의 활용이 거론된다. 공공 분야에서는 대형 시설이나 지하철역, 발전소 등 중요 인프라에서 잠재적 위협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평가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영상 기반 AI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클라우드 기반 영상 분석 업체들이 교통과 리테일, 보안 분야에 솔루션을 공급 중이며, 중국 계열 업체들은 도시 단위 대규모 관제 시스템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이러한 가운데 노타는 엔비디아의 GPU 생태계와 커넥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검증된 NVA를 글로벌 레퍼런스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규제와 윤리 측면의 변수도 남아 있다. 영상 데이터는 개인정보와 직결돼 각국의 데이터 보호 규제 적용을 받는다. 유럽연합 일반개인정보보호법과 다수 국가의 영상정보 보호 규정은 얼굴 인식, 행동 분석 기술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공공 CCTV 활용과 민간 감시 사이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이상 상황 탐지와 데이터 비식별화 기술을 고도화해 규제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관제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노타는 엔비디아 커넥트 참여를 발판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최근 열린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 2025에서 엔비디아가 NVA를 실시간 영상 관제 대표 사례로 소개한 것도 이러한 전략과 맞물린다. 현장에서 소개된 시연은 교통과 산업 환경을 아우르는 사용 사례를 중심으로 구성됐고, 엔비디아 측은 산업과 공공 부문의 추가 확장 가능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명수 노타 대표는 엔비디아 기술 스택 기반으로 축적해 온 자사 경쟁력이 이번 커넥트 선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채 대표는 NVA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문제 해결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에서는 노타와 엔비디아의 협력 강화가 국내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영상 기반 AI가 도시와 산업 인프라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데이터 거버넌스와 윤리 기준 정립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과 산업 구조, 제도와 신뢰가 맞물려야 영상 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