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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먹 거리·내가 이긴다”…김우영·박정훈 문자폭로 파장, 과방위 국감 사실상 중단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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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둘러싼 여야 의원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16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문자폭로를 둘러싼 막말과 욕설, 상호 비방 등이 오가며 사실상 정상적 감사가 장시간 중단됐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오전과 오후 회의마다 연이어 신경전을 벌였고, 양측 의원들도 거칠게 맞섰다.

 

파행의 도화선은 문자 공개에서 비롯됐다. 박정훈 의원은 과거 김우영 의원이 자신이 보낸 비방 문자를 전화번호와 함께 드러냈다며 “동료 의원에게 욕설한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만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의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내 전화번호까지 노출돼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돼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또 “지난달 5일 김 의원이 과방위 소회의실에서 멱살을 잡고 욕설 답문도 보냈다”며 추가 의혹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문자 캡처본 확대 과정에서 번호가 비쳤다”면서 "제가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소회의실 신경전과 관련해 "공용시설인데 당신이 뭔데 들어오라 말라 하냐고 했더니 오히려 박 의원이 쌍욕을 했다”며 “제가 ‘인간 대 인간으로 옥상으로 올라오라’고까지 했다.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양측간 진실공방이 이어지자 국정감사는 개의 41분 만에 중단됐고, 재개된 오후 회의도 15분 만에 파행으로 흐르며 기관장들은 4시간 반가량 회의장 밖에서 대기했다. 현장은 격앙된 분위기가 반복됐다. 박 의원은 재차 “김 의원이 국감 불성실로 국민 찌질이가 됐을 뿐”이라 주장했고, 김 의원은 욕설 문자 혐의와 박 의원의 주장에 강하게 재반박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민희 위원장이 “선택적 보도”를 이유로 취재진 퇴장까지 명령하며 언론과의 갈등도 빚어졌다. 이후 비공개 회의에서 양측 의원은 “한주먹 거리", "넌 내가 이긴다" 등 언쟁을 이어갔으나, 참석자들에 따르면 결국 사과와 악수로 갈등이 봉합됐다. 그러나 위원장 의사진행을 두고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쟁을 벌이며 곳곳에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회의장 밖에서 대기한 국감 증인과 참고인 사이에선 국회 운영의 책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선 “정치권 내부 갈등이 국정감사의 본질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과방위는 향후 정상적인 감사 일정 재개와 함께 재발 방지책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정치권은 문자 파문 이후 쌓여온 불신과 대립 양상을 어떻게 수습할지 주목받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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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박정훈#국정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