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분 맞교환으로 옌청 생산력 60GWh 집중…SK온, 중국 배터리 거점 재편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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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와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중국 옌청 배터리 공장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일 양사가 중국 내 합작공장 구조를 재편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단독 거점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수익성 개선 압박과 중국 내 정책 환경 변화를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일 공시에서 자회사 SK온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의 취득과 처분을 결정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국 합작공장 두 곳의 지분을 상호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위치한 합작공장 SKOJ와 광둥성 후이저우시에 있는 합작공장 EUE다.

SK온, 중국 EVE와 합작공장 지분 맞교환…옌청 배터리 거점 집중
SK온, 중국 EVE와 합작공장 지분 맞교환…옌청 배터리 거점 집중

지분 스왑 이후 옌청 SKOJ는 SK온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종속 기업으로 전환되고, 후이저우 EUE는 EVE가 단독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SK온은 보유 중인 후이저우 합작법인 EUE 지분 49%를 EVE에 넘기고, 대신 EVE가 보유한 옌청 합작법인 SKOJ 지분 30%를 넘겨받는다. 지분율 차이에 해당하는 2억 위안은 EVE가 SK온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SK온은 이번 결정을 운영개선 전략의 연장선으로 설명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유리한 최신 공장을 중심으로 제조 역량을 모으면 공장 가동률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여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배터리 업계는 고정비 비중이 높은 만큼 설비 집중과 라인 효율 극대화가 수익성 방어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옌청 합작공장 SKOJ의 연간 생산능력은 27GWh로, 준중형 전기차 약 36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인근에는 SK온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SKOY 공장도 자리 잡고 있다. SKOY의 생산능력은 연 33GWh에 이르러, 옌청 일대에만 총 6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모이게 된다.

 

SK온은 옌청 지역에서 합작법인과 단독 공장이 인접해 있는 구조를 활용해 설비·인력·물류 측면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생산 거점 간 부품과 인력을 유연하게 배치하고 물류 동선을 단순화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수주 물량 변동에 대한 대응 속도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SK온은 합작법인을 지분 100% 보유 종속 회사로 전환함으로써 시장 수요 변화와 각국 정책 환경에 맞춰 투자와 증설,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보다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면 특정 고객·차급·플랫폼에 맞춘 신규 라인 구축이나 설비 전환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배터리아메리카 사례를 대표적인 단독 공장 모델로 제시했다. SK온은 SK배터리아메리카를 단독으로 운영하면서 생산 효율과 수익성을 개선했고, 이 구조가 회사 전체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험이 중국 옌청 공장 재편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가격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배터리 산업도 여느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라인 통합과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춰야 한다며 SK온이 옌청을 중국 내 배터리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해 합작 구조를 재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온과 EVE가 각자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합작공장을 정리한 만큼 양사가 중국 내에서 각자의 전략에 맞춘 투자와 생산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전기차 수요, 중국 내 보조금 및 규제 환경, 글로벌 완성차사의 조달 전략 변화가 두 회사의 거점 전략 성과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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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eve에너지#옌청배터리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