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더리움 3000달러 아래 저평가”…메트칼프법칙 1만불 전망에도 변동성 경고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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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 암호자산 이더리움(Ethereum, ETH)이 3000달러 선 아래로 밀리는 가운데, 주요 가치 평가 모델들이 일제히 저평가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분석은 네트워크 기반 평가 이론부터 현금흐름 할인모형까지 다양한 지표를 포괄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나, 단기 가격 급락과 거시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신뢰도를 둘러싼 논쟁도 확대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1일 지크립토(ZyCrypto)는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ETHval을 인용해, 12개의 이더리움 가치 평가 모델 가운데 10개가 현재 이더리움 가격이 내재 가치에 비해 낮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전했다. 가장 낙관적인 모델인 메트칼프(Metcalfe)의 법칙 적용 모델은 네트워크 가치가 활성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가정을 토대로 이더리움의 적정 가격을 9887달러로 산출했다. 이는 3000달러를 하회하는 현 시세 대비 3배가 넘는 가격 수준이다.

이더리움 주요 평가 모델 "저평가"… 메트칼프법칙 1만불 전망
이더리움 주요 평가 모델 "저평가"… 메트칼프법칙 1만불 전망

현금흐름 할인(DCF) 스테이킹 수익률 모델 역시 강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창출되는 스테이킹 보상을 미래 현금흐름으로 간주하고 이를 할인해 이더리움의 적정 가치를 8996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는 현재 가격보다 200% 이상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검증인 경제학 모델은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하는 검증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 구조를 반영해 6985달러를, 결제 레이어 모델은 이더리움을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보고 5105달러를 적정 가치로 추정했다.

 

다만 모든 모델이 낙관적인 결과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 매출 대비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P/S 비율 모델은 917.2달러를 제시하며, 현재 이더리움 가격이 오히려 과대평가된 상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다른 한 개 모델도 부정적인 신호를 보여, 가치 평가 지표 간 해석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엇갈린 결과는 투자자들이 단일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지표를 교차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 가격 흐름은 내재 가치 모델들이 제시하는 수치와 괴리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기준 이더리움은 최근 24시간 동안 21.36% 급락해 3000달러 선을 내줬다. 단기간에 20%를 넘는 하락세가 연출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현지시각 기준 12월 3일로 예정된 후사카(Husaka)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이른바 ‘고래’로 불리는 대형 투자자들이 대규모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시에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간 자금 흐름이 순유입세로 전환됐다는 관측도 나오며, 중장기 수요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러나 외신 보도를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면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도 감지된다. 메트칼프의 법칙과 같이 네트워크 효과를 강조하는 모델은 장기적 사용자 증가와 생태계 확장을 중점적으로 반영하는 반면, 단기 수급 요인이나 글로벌 유동성 축소, 금리 수준,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거시 변수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리스크는 전통적인 네트워크 가치 평가식이 포착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DCF 스테이킹 수익률 모델에 대한 회의론도 뒤따른다. 할인율과 성장률, 스테이킹 참여 비율, 네트워크 수수료 구조 변화 등 핵심 가정치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 약간의 가정 변경만으로도 적정 가치 추정치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자산운용 업계에서도 암호화폐에 DCF를 적용할 때 규제 환경과 기술 변화, 프로토콜 업그레이드에 따른 보상 구조 변화를 체계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적해 왔다.

 

이 같은 평가 모델과 실제 가격 간 괴리는 국제 금융시장과 암호자산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미국(USA)과 유럽연합(EU)의 통화정책 기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 나스닥과 같은 기술주 지수의 흐름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기반 내재 가치가 단기 가격을 반드시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반복해서 확인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더리움이 디파이(DeFi), NFT, 레이어2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가치가 언제, 어떤 속도로 시장 가격에 반영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본다.

 

주요 글로벌 매체들도 암호화폐 가치 평가 모델에 대한 논쟁을 간헐적으로 조명해 왔다. 미국(USA) 경제 전문지와 금융 방송은 메트칼프의 법칙을 활용한 비트코인·이더리움 장기 전망을 소개하면서도, 실제 가격이 모델 추정치 상·하단 범위를 여러 차례 크게 벗어났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해 왔다. 영국(UK)의 일부 일간지는 스테이킹 수익률과 프로토콜 수수료에 기반한 이더리움 현금흐름 모델을 소개하면서, 규제 환경 변화로 ETF나 스테이킹 서비스에 제약이 생길 경우 수익 추정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향후 이더리움 가격의 방향성은 무엇보다 후사카 업그레이드 이후 네트워크 성능 개선과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업그레이드가 거래 처리 속도와 비용, 확장성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를 입증할 경우, 온체인 활동 증가와 함께 메트칼프 법칙을 적용한 네트워크 가치 모델의 설득력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위험자산 선호가 더 위축될 경우, 내재 가치가 높게 제시되더라도 단기 가격은 추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된다.

 

가치 평가 모델들이 제시하는 낙관적 전망과 실제 시장의 약세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지표 간 차이를 해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자산 투자에서 장기 네트워크 성장성, 기술 업그레이드, 규제 리스크, 거시 환경을 동시에 점검하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평가 논쟁이 향후 디지털 자산 가치 산정 방식 전반을 둘러싼 국제적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이후 네트워크 지표 변화와 가치 평가 모델의 적합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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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메트칼프법칙#후사카업그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