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SEC, 중국발 주가조작 집중 단속”…미국-중국 증시 불신 확산과 투자손실 파장
국제

“SEC, 중국발 주가조작 집중 단속”…미국-중국 증시 불신 확산과 투자손실 파장

문수빈 기자
입력

현지시각 10일,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수조 원대 투자 손실을 일으킨 중국발 ‘펌프 앤드 덤프’ 사기 의혹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전문직 서비스 업체까지 겨냥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과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직접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중 간 금융시장 신뢰 위기와 규제 강화 움직임이 맞물린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다.

 

SEC는 지난주 태스크포스(TF) 신설을 공식 발표하며, 미국 내 중국계 기업의 상장 통로 역할을 해온 인수 주관사와 회계감사 법인, 이른바 ‘게이트키퍼’ 집단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예고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나스닥(Nasdaq)에서 상장한 중국 소형주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한 과도한 홍보와 급격한 주가 변동 끝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자 손실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종목은 일명 '펌프 앤드 덤프'(Pump and Dump) 방식으로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피해가 확산됐다.

미국 SEC, 중국발 '펌프 앤드 덤프' 단속…수조 원대 투자손실 주목
미국 SEC, 중국발 '펌프 앤드 덤프' 단속…수조 원대 투자손실 주목

SEC는 특히 중소 인수 주관사 및 회계법인(‘빌지 브래킷’이라 일컬어지는 업체)이 외국계 기업과의 공모를 통해 증권 사기를 지원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EC 내부 관계자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며, 소규모 투자은행이나 감사법인이 단속 타깃”이라고 밝혔다. 월가와 학계에서는 이들 중소 서비스 업체가 중국 등 해외기업의 미국 상장과정에서 장기간 주가조작 통로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실제 멜버른대학교 이안 가우와 독립 연구자 스티븐 워커의 연구에 따르면, 일부 인수 주관사 및 감사법인이 관여한 나스닥 상장 종목은 투자수익이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워커는 “월가를 정화하기 위해 해당 감사인·감사법인에 대한 대대적 추적이 필요하다”며 피해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같은 미국 SEC의 움직임에 나스닥 역시 적극 대응하고 있다. 상장 사기 방지책의 일환으로, 중국기업을 포함한 신규 상장 기업에 최소 2,500만 달러(약 348억 원) 이상의 공모자금 조달 의무를 도입했다. 이는 해당 시장 내 투기적 상장 및 사기 행위 진입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월가에서는 시장 신뢰 회복과 투자자 보호 강화에 긍정적 기대가 이어지는 반면, 미국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 및 관련 전문직 서비스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미국-중국간 금융시장 불신이 또 한 번 부각됐다”며, “글로벌 투자자 보호와 감독 규제 수준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작동할지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SEC 단속과 나스닥의 규제 강화로 단기적으로는 중국계 신흥기업의 미국 상장이 위축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거버넌스와 투자자 신뢰회복에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의 경계심과 미국 금융시장의 투명성 기준이 한층 높아지면서, 미중 간 금융탈동조(디커플링) 경향 역시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국제사회와 업계는 이번 미국 SEC의 단속 강화가 향후 미중 금융마찰과 글로벌 증시 거버넌스 변화에 어떤 돌파구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수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미국sec#중국상장주#펌프앤드덤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