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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드라마”…이지현, 14년 만의 삼성화재배 본선행→가슴 벅찬 도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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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드라마”…이지현, 14년 만의 삼성화재배 본선행→가슴 벅찬 도전 시작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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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가을,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를 밝히는 무대 위에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와일드카드 결정 순간, 농심신라면배의 2연승을 거두었던 이지현 9단의 이름이 호명되자 바둑 팬들의 가슴엔 환호와 설렘이 뒤섞였다. 2010년 프로 입단 이후 14년 동안 도전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지현이 마침내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 무대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10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제30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에 남아 있던 마지막 와일드카드의 주인공으로 이지현이 결정돼, 본선 티켓의 마지막 한 장을 손에 쥐게 됐다. 이지현은 지난 8월 통합예선 4회전에서 중국의 예창신 7단에게 패배하며 도전이 좌절되는 듯했지만, 주최 측의 초청으로 본선 합류라는 반전을 써냈다.

“와일드카드 극적 합류”…이지현, 삼성화재배 첫 본선 진출 쾌거 / 연합뉴스
“와일드카드 극적 합류”…이지현, 삼성화재배 첫 본선 진출 쾌거 / 연합뉴스

이지현 9단의 바둑 인생은 여러 차례의 굵직한 결승과 우승으로 채워져 있다. 2018년 국수산맥 국내프로토너먼트에서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2020년 맥심커피배 정상에 오르며 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올해 초 명인전 준우승에 이어 4월 맥심커피배에서는 신진서 9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 농심신라면배에선 국내 선발전에서 극적인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달고 출전해 대회 개막전 2연승을 올렸다.

 

이지현은 “통합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와일드카드 기회를 받고 본선에 나서게 돼 감사하다. 한국 대표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2025 삼성화재배 본선은 11월 8일부터 18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펼쳐진다. 한국 대표로는 신진서, 박정환, 강동윤, 신민준, 변상일, 안성준 9단 등 10명이 출전한다. 수적 열세에도 중국 대표팀은 디펜딩 챔피언 딩하오를 포함해 18명이 대거 참가해 한·중 스타들의 불꽃 튀는 대결이 예상된다. 이밖에 대만 쉬하오훙 9단, 베트남 아마추어 하꾸윈안이 출사표를 던졌고, 일본 대표 2명도 참가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5회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32강은 11월 9일, 16강과 8강, 4강, 결승 3번기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매년 새로운 영웅이 탄생해왔던 바둑 무대에서 14년을 담금질한 이지현의 첫 본선 도전이 더욱 뜨거운 관심을 부른다. 현장엔 참가 기사들의 열기, 응원하는 팬들의 기대, 시린 계절을 녹일 승부의 온도가 넘칠 전망이다. 제30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본선은 11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귀포시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만날 수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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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삼성화재배#신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