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SK 9.09% 급등”…지주사 할인 축소 기대에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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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SK 주가가 장중 27만 원까지 치솟으며 전일 대비 9.09% 급등했다. 10월 말부터 이어진 지주사 할인(디스카운트) 축소 기대와 핵심 자회사 실적 호조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이끌며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와 에너지 사업의 동반 회복세가 모멘텀 역할을 하면서, 단기 차익 실현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SK 주가는 27만 원으로, 지난달 10월 중순 형성한 24만 원대 저점 대비 10% 넘는 반등을 기록 중이다. 7월 이후 SK를 따라다녔던 지배구조 불확실성 이슈가 완화된 가운데, 지주사 가치 재평가 기대와 실적 발표 후 수급 개선세가 뚜렷하다. 외국인은 지난 11월 초 들어 8만 주 이상 순매수세를 보였고, 기관투자자도 5만 주 이상을 동반 매수해 시장 랠리를 이끌었다. 반면 일부 개인투자자는 단기 급등 이후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SK / 네이버증권
SK / 네이버증권

SK는 동종 지주사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4.7%), HD현대(7.47%), S-Oil(6.18%), GS(10.61%) 등 업종군 평균을 상회하는 9.09%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은 19조 5,757억 원으로 업계 2위권, 외국인 보유지분율 역시 26.42%로 S-Oil(76.33%)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편이다.

 

재무적으로는 2024년 매출이 124조 6,9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하고, 영업이익률 역시 1.89%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2025년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둔화되고 ROE 역시 –5.64%에서 9.4%로 반등이 점쳐지며,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당수익률은 2.59%로 업종 평균 수준이고, 탄탄한 유보율(2024년 155,360%)을 바탕으로 안정적 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 급등의 직접적 배경은 핵심 자회사 실적 호조에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 호황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하며 순자산가치(NAV) 개선을 견인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제마진 회복과 흑자 전환에 성공, 에너지 부문 실적 반등이 가시화됐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일부 비핵심 계열사는 적자를 지속해 포트폴리오 불균형이 단기 리스크로 남아 있다.

 

최태원 회장 관련 이혼 소송 대법원 파기환송 이슈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핵심 자회사 실적 발표 이후 불안 요인이 완화됐다. 아직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가 완전히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해당 이슈가 장기적 주가 방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유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의 단기 주가 강세가 외국인 매수와 자회사 실적 랠리, 지주사 할인 축소 기대 등 복합 요인에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다만 자회사 성과 변동이나 지배구조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경우, 단기 조정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PER 15.59배, PBR 0.49배로 업종 평균과 비슷해 부담은 크지 않다.

 

향후 시장에서는 연말 배당 지급 이슈와 주주환원 정책, 자사주 매입 등 추가 주주친화적 정책 가능성, 그리고 자회사 실적 지속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주사 특유의 변동성과 뉴스 이벤트 민감성에 유의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동반 매수가 이어질지, 반도체·에너지 쌍두마차의 실적 랠리가 계속될지에 투자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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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k하이닉스#지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