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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케데헌 가능할까”…제작환경 한계, 콘텐츠 산업 과제로
IT/바이오

“한국서도 케데헌 가능할까”…제작환경 한계, 콘텐츠 산업 과제로

윤선우 기자
입력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이 국내 콘텐츠 업계에 복잡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국을 무대로 한국 문화와 케이팝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대작 애니메이션임에도, 그 IP(지식재산권) 가치는 전적으로 해외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넷플릭스가 판권과 부가수익을 모두 확보하고, 소니 픽처스가 핵심 제작사를 맡으면서, 국내 콘텐츠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케데헌이 국산 대작으로 나올 가능성이 아예 없었던 현실이 오히려 더 뼈아프다”는 자성도 나온다.

 

케데헌의 제작비는 최소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100억원을 넘는 애니메이션조차 드문 실정이다. 현재와 같은 산업 환경에선 천문학적 규모의 선투자와 기술력이 필요한 초대형 IP의 내재화가 쉽지 않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OTT 기업들은 투자 결정에 앞서 기업의 제작 노하우, 인력 수준, 검증된 작품 경험 등 인프라 전반을 꼼꼼히 평가한다.

기술적으로 케데헌의 성공에는 한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다층적 서사, 그리고 글로벌 트렌드를 융합하는 연출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계 캐나다인 메기 강 감독은 서구적 히어로 서사와 한국적 소재, 성숙한 주제를 결합해 감정적 몰입도를 높였다. 이민자 출신 제작진 시각은 해외 시청자를 겨냥한 세계관 구축에 강점으로 이어졌다. 이는 미국 드림웍스가 중국 문화 코드를 활용한 쿵푸팬더를 성공시킨 사례와도 유사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본과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집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한국적 소재가 세계 시장에서 수익성과 흡입력을 충분히 증명했다. 다만, 국내 콘텐츠 업계의 “지역성” 중심 투자, 제한된 자본력, 글로벌 시장에 대한 시야 부족 등이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한계로 지목된다. 실제로 제작 경험과 시장 선호도 분석이 축적돼온 미국, 일본과 달리,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장편·대작 IP 배출 사례는 적다.

 

제작 환경과 수익 모델, 시장 전략의 차이는 정책 및 규제 환경 문제로도 연결된다. 국내 OTT 및 제작사는 투자‧배급 구조상 기술 검증이나 대형 프로젝트 조달에 제약이 많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개방적 투자와 외부 협력에 적극적이어서 글로벌 대작 탄생에 유리한 토양을 갖고 있다. 또 IP 보호, 활용에 대한 법제화 수준에서도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지역성과 글로벌성이 균형을 이루는 투자·제작 전략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이성민 방송통신대 교수는 “글로벌로 흥행 가능한 기획·제작 기반 없이 단순 ‘한국색’만 강조해선 시장 진입도 어렵다”며, 국내 투자자와 제작사가 글로벌 시야로 사고의 전환을 꾀해야 함을 강조했다.

 

현재 케데헌에 쏠린 관심은 국내 대작 애니메이션 산업의 한계와 도약 과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에 촉발된 논의가 실제 제작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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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데몬헌터스#넷플릭스#소니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