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간장·고추장, 한식의 핵심"…김혜경, 남아공서 장문화 소개하며 외교 행보
정상외교 무대에서 부인 외교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식 장문화를 매개로 한 문화외교 행보에 나섰다.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일정과 맞물려 이뤄진 현지 문화 교류 행사가 양국 관계 심화의 부수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혜경 여사는 22일 현지시간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주남아공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햇살 아래 익어가는 한식의 맛과 지혜 행사에 참석해 현지 요리사들을 대상으로 된장찌개 조리 과정을 소개했다. 행사에는 배향순 요리 강사와 남아공 요리사 10명, 한국 문화를 배우는 학생 16명이 함께했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한식 문화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며 발효 식문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된장과 간장, 고추장은 단순한 양념이 아닌 한식의 핵심으로 오랜 시간의 정성과 기다림 끝에 완성된다"고 말한 뒤 "한국의 전통 장맛이 오랜 세월을 거쳐 깊어지듯 우리 두 나라의 우정도 깊고 풍성한 열매의 결실을 보길 바란다"고 했다. 장류를 둘러싼 설명을 양국 관계에 비유하며 문화외교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한 셈이다.
이후 김 여사는 배향순 강사와 함께 조리대에 서서 남아공 요리사들을 상대로 된장찌개 끓이는 법을 단계별로 시연했다. 현지 참가자들은 재료 손질과 끓이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고, 완성된 찌개를 함께 시식하며 한국의 식문화와 발효 조리법에 대해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김 여사는 장 담그기 문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치 담그기와의 연관성을 부각했다. 그는 요리사들에게 "장 담그기 문화처럼 김치 담그기도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됐다"고 소개하며 국제사회가 인정한 한국 발효문화의 가치를 상기시켰다. 또 "김치는 찢어서 먹으면 더 맛있다.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고 한다"고 말하고 직접 김치를 손으로 찢어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며 전통적인 식습관과 건강상의 장점을 함께 전했다.
행사 후반부에는 한국문화를 배우고 있는 문화원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아리랑과 부채춤, 케이팝 등 공연을 선보였다. 김 여사는 공연을 지켜본 뒤 학생들에게 "(공연을 보게 돼서) 영광"이라며 "데뷔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의 분위기를 돋우면서도 한국 대중문화와 전통문화의 확산을 응원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해 G20 정상회의 계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와 문화·음식 교류를 넓히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한식과 케이팝, 전통 공연을 결합한 이번 행사가 장기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 확산과 관광·인적 교류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정상외교 일정과 연계해 문화원·유학생·동포 대상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다른 G20 회원국 방문 시에도 한식과 전통문화를 활용한 교류 프로그램을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