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고가 그림 건넨 혐의”…김상민 전 검사, 정치자금법 위반 첫 재판
정치자금법 위반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 측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재판정에서 맞붙는다. 김 전 검사가 고가 미술품을 건네며 총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여야 갈등도 한층 격화되고 있다. 법원이 첫 공판준비기일을 확정하면서, 향후 재판 결과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23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쟁점을 조율하고 입증 계획을 마련하는 절차다. 이날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상민 전 검사가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천만원에 구매한 뒤 2023년 2월경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 씨에게 전달, 사실상 지난해 4·10 총선 공천을 청탁한 혐의로 김 전 검사를 지난 2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으나, 넉 달 후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인사 및 공천 심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김건희 여사의 국정개입 논란으로 번지면서 정치적 파장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김상민 전 검사는 “김진우 씨 부탁으로 그림을 중개했을 뿐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치권은 해당 의혹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권력심부의 사적 청탁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대대적 수사를 촉구한 반면, 여권은 “특검의 일방적 기소”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력 인사의 공천 청탁 의혹이 반복된다면 제도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날 재판에서 쟁점은 김 전 검사의 청탁이 실제 공천 또는 국정원 특보 임명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림 전달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될 전망이다. 결론에 따라 여야 공방과 향후 총선, 청와대·국정원 등 주요 기관 신뢰도에 미칠 파급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공정성 논란이 가열되는 만큼, 추가 증인 채택 및 증거 채집 여부가 재판과정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재판이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한 단순 법적 판단을 넘어, 권력실세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감까지 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