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김정은 집착, 북핵 인정 위험”…존 볼턴, 정상회담 추진 강하게 비판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집착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한 번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조짐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의 노벨상 집착과 북핵 문제의 국제적 파장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볼턴 전 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 지속적인 열망을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경계했다. 그는 “어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지속적인 매혹과, 첫 임기 중 3차례 했던 것 같이 또 다른 회담을 하는 것에 열망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장소에 대한 언급을 짚으며 “회담이 성사된다면 평양에서 열릴 수 있다는 게 걱정된다”며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기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은 이제 평양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하노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순차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북한 수도 평양까지 방문할 가능성을 경계한 언사로 해석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 목표 중 하나로 노벨평화상 수상을 거론하며, 그가 이를 위해 러시아와 중국과의 핵군축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북한의 핵보유 현상 고착화라는 위험을 간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는 푸틴이 핵무기 폐기에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며, 중국도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면서 “이런 협상이 현실화되면 북한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될 수 있다. 트럼프는 그걸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서로를 공격하기보다 서먹한 분위기를 깼다는 점에서 좋은 시작이었다”, “두 정상 모두 암살 시도를 겪었다는 데서 실제로 유대감이 형성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주둔지의 소유권 확보를 언급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부동산 개발업자이기 때문”이라며 “용산 미군기지 개발의 과거 사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미국 정부의 민간 기업 지분 확보에 집착하는 그의 사업가적 시선도 지적하며 “미국을 사업체처럼 이용하는 발상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외교 전략과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미 협력은 물론, 대북 인식과 관련한 미국 내 보수와 진보 간 시각차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미 추가 정상회담의 실현 가능성과 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이 미뤄질 경우, 동북아 안보 질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대선 국면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한 카드’ 활용 여부가 향후 정국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추진 움직임과 한미 정상회담이 맞물리면서, 한반도 정세와 미국 내 정계의 논쟁 역시 한층 가열되는 분위기다. 정치권과 외교 당국은 향후 북핵 이슈의 국제적 파장과 미국 내 대북정책 논의 과정을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