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내성 넘는다”…현대바이오, 페니트리움 전임상 성과 주목
가짜내성 극복을 목표로 한 신개념 치료제 개발이 자가면역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현대ADM바이오와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14일 면역기능을 정상화하는 기전의 신약 후보 ‘페니트리움’의 류마티스 관절염 전임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업계는 이번 연구 성과를 자가면역질환 치료 경쟁의 분기점이자, 세포외기질(ECM) 기반 접근법 확장의 변곡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면역억제 방식과 달리, ECM의 경직화를 완화해 약물 및 면역세포의 침투를 촉진하는 ‘환경 복원’ 원리를 도입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진근우 대표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단순한 염증 문제가 아닌, 주위 조직 환경의 문제로 보고 ECM 정상화로 근본 치료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연구를 총괄한 단국대 최진호 교수는 “면역 시스템이 차단된 병적 미세환경을 치료 가능한 상태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임상 동물모델(류마티스관절염)에서 페니트리움 단독 투여군은 기존 대표 면역억제제(MTX)와 비슷하거나 뛰어난 염증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면역억제제와 병용시 동물 6마리 중 4마리에서 완전 관해가 관찰됐으며, 9일 만에 효능이 확인됐다. 용량을 높일수록 치료 효과가 커지는 용량 의존성도 입증됐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약물 접근의 한계로 꼽혀온 BBB(뇌혈관장벽, Blood Brain Barrier) 투과를 페니트리움이 달성함으로써, 중추신경계 질환 적용 가능성까지 넓혔다. 다발성경화증 모델에서 ECM 정상화와 신경아교세포 상처 억제도 동시에 관찰됐다. 현대ADM바이오연구소 장수화 박사는 “페니트리움은 BBB를 통과해 신경계 ECM·면역 루프를 복원, 신경 고립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뉴욕 ‘AACR-NCI-EORTC’ 국제학술대회 등 권위 있는 학술행사에서 연구성과 발표가 예정됐다. 현대바이오 측은 류마티스·다발성경화증 외에도 건선, 크론병, 파킨슨병 등 적용질환의 확대 연구 결과도 병행해 공개할 계획이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ECM 연관 접근법의 개발·임상 경쟁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다만 페니트리움의 상용화까지는 임상검증, 장기 안전성 평가 등 규제기관의 허들을 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한국 식약처, 미국 FDA 등은 최근 복합적 미세환경 기반 치료제에 대한 심사 가이드라인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환경 복원형 신약이 자가면역·중추신경계질환 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 교수는 “암·자가면역질환 모두에서 면역기능을 정상으로 돌리는 접근법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임상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