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시장 출마설 사라지게 해달라"…김민석 총리, 여론조사 제외 요청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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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여권 내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국무총리실과 여론조사기관이 새로운 충돌 지점으로 떠올랐다. 여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돼온 김민석 국무총리가 내년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는 공식 요청이 나오면서다.

 

국무총리실은 1일 김민석 총리가 국정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며 내년 서울시장 선거 후보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를 제외해달라고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 공보실 명의로 발송된 협조요청서에는 김 총리를 여론조사 가상 후보군에서 포함하지 말아달라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총리실은 "김 총리는 민생, 경제, 국민 안전 등 주요 국정 현안 대응에 전념하고 있다"며 "현시점에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포함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총리실이 여론조사 문항 구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낸 것은 차기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둔 정국에서 정치적 파장을 낳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석 총리는 그동안 여권 내부에서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그러나 그는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출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럼에도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지속적으로 포함되면서, 출마설이 여권 내 역학 구도와 맞물려 재생산돼 왔다.

 

김 총리는 지난달 24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서도 "제가 별로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이제는 입이 민망할 만큼 여러 번 했다"고 언급하며 출마설을 거듭 부인했다. 같은 취지의 발언이 반복됐지만,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가상 후보로 꾸준히 포함되자 총리실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선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무총리실의 이번 조치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내각 책임자로서 민생과 경제, 안전 문제에 방점을 찍으려는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여권 내 서울시장 후보 구도가 다시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론조사기관들로서는 국무총리실 요청과 유권자의 알 권리, 조사 설계의 자율성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 장·차관이나 여야 유력 정치인이 가상대결 구도로 자주 포함돼 왔기 때문이다.

 

한편 야권에서는 김 총리의 이름이 여권의 서울시장 전략 구상에 변수로 작용해온 만큼, 향후 여권의 후보 정비 과정과 여론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정당별 후보 경쟁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무총리실이 김 총리의 여론조사 제외를 공식 요청하면서, 향후 언론사와 조사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후보군을 구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은 김 총리 거취와 별개로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 발굴과 전략 수립 경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정 현안 대응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총리 중심의 국정 운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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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국무총리실#서울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