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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도 종묘도 지키겠다" 정청래, 오세훈 한강버스·종묘 재개발 정면 비판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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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를 겨냥해 조직을 정비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오 시장도 즉각적인 반박에 나서며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서울시당 주최로 천만의 꿈 경청단 출범식을 열고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견제에 들어갔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 시장의 주요 정책과 도시 개발 구상을 둘러싸고 여야가 조기 격돌하는 구도다.

이날 출범식에는 정청래 대표와 장경태 서울시당위원장, 박홍근 의원, 서영교 의원, 박주민 의원, 전현희 의원, 홍익표 전 의원 등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이 대거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잠재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서울 민심 청취를 명분으로 한 선거 체제 전환 신호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청래 대표는 오세훈 시장의 핵심 사업들을 잇달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강버스 사업과 종묘 인근 재개발 문제를 집중 언급하며 "종묘는 조선의 핵심 정수 그 자체이며, 이런 종묘를 보존해야 한다는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의 역사 문화유산 보존 요구가 크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정 대표는 한강버스 정책과 관련해 "임금은 치산치수에 성공해야 하는데 한강을 오가는 한강버스를 보고 서울시민들은 '한 많은 버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치산치수에 비유하며 한강 정책 방향이 시민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정 대표는 경청단 출범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한강도 지키고 종묘도 지키고 서울시민이 아파하는 곳곳을 골목골목 구석구석 찾아가는 천만 경청단이 출범했다"며 "경청에서 그치지 않고 경청하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서울 전역을 돌며 민심을 흡수하고, 이를 정책 대안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권익위원장 경험을 내세워 현장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일할 때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애로와 애환을 들으면서 문제를 쉽게 해결했고 많은 국민들이 기뻐한다고 느꼈다"며 "정치와 행정의 본류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시민과의 직접 소통이 행정 신뢰 회복의 핵심이라는 메시지다.

 

장경태 서울시당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을 겨냥한 표현을 사용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세간에 '또세훈'이란 말이 들린다. '또 오세훈이야?', '또 사고야?'라는 의미"라고 운을 뗀 뒤, "맥락도 없는 종묘 앞 재개발, 항상 사고뿐인 한강버스, 전혀 신통하지 않은 신통개발 등으로 인해 '또세훈이야?'라는 말을 국민들이 하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오 시장의 각종 개발 정책을 나열하며 무리한 추진과 안전성 논란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장 위원장은 서울의 위상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정치의 중심은 항상 서울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요새는 경기도가 더 세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울이 위축되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며 "더 나은 서울을 위해 열심히 뛸 테니 경청단에서도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수도 서울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조직 결집을 당부한 셈이다.

 

이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 글을 통해 정청래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반박에 나섰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의 미래도, 시민의 삶도 지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한강버스와 종묘 인근 재개발 등 주요 정책이 서울의 미래 경쟁력과 시민 생활 개선을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청단 출범을 계기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오세훈 시장도 즉각적으로 대응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서울 정치 지형은 일찍부터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여당과 야당이 각각 도시 개발과 역사 보존, 교통 정책과 안전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구도가 전국 선거 판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각 정당이 서울 민심을 잡기 위한 조직 강화와 메시지 전략에 더 공을 들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회와 서울시는 향후 한강버스, 종묘 일대 재개발, 신통개발 등 굵직한 현안을 두고 정책 대안을 놓고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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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오세훈서울시장#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