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T, 더존비즈온 1조3000억 인수”…글로벌 IT M&A 판도 변화
스웨덴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파트너스가 코스피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 더존비즈온의 경영권 인수를 단행하며 IT 업계의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이번 인수는 국내 IT·바이오 산업과 자본시장에서 ‘글로벌 투자 확대’라는 새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EQT파트너스는 더존비즈온 최대주주인 김용우 회장으로부터 지분 677만1184주(22.29%)와 신한금융 계열 2대 주주의 보유지분을 합쳐, 경영권 지분 34.85%(우선주 포함)를 총 1조3157억8908만원에 확보하는 계약을 6일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주당 12만원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매각대금은 최근 국내 IT 부문 M&A 딜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EQT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도로니쿰을 통해 거래를 진행, 더존비즈온의 B2B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더존비즈온 2대 주주인 신한밸류업제일차, 신한더존위하고제일차, 신한더존위하고제이차가 보통주 및 우선주 전량을 EQT에 매각하며 경영권을 사실상 넘겼다.

국내 IT 시장에서 글로벌 사모펀드가 대규모 직접 경영권 인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EQT파트너스는 이미 유럽 내 IT·바이오 분야에서 다수의 클라우드·헬스케어 기업을 인수·합병한 바 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SaaS) 등 핵심 사업의 글로벌 확장 여지를 넓힐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EQT는 “기존 더존비즈온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아시아 SaaS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글로벌 IT M&A 시장과 비교해도 이번 딜은 전략적 의미가 남다르다. 미국, 유럽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도 최근 1조원대 이상 대형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증가 중이다. EQT가 가진 해외 네트워크 및 운용자금을 바탕으로, 더존비즈온 역시 기술 고도화 및 새로운 API, 데이터·AI 플랫폼으로의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및 정책적 이슈에선 다국적 자본의 국내 IT 기업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금융당국·산업계의 모니터링이 예상된다. 내부 데이터 이전, 경영 연속성, 신사업 진입 관련 심사 기준 등에서 제도적 변화도 병행될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EQT파트너스의 대규모 투입은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글로벌화와 기업 경쟁력 재편의 신호탄”이라며, “정책과 규제가 혁신 투자와 산업 성장 동력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IT 업계는 이번 인수가 M&A를 통한 IT 기업 성장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