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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도자기와 온천”…이천에서 만나는 초가을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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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도자기와 온천”…이천에서 만나는 초가을의 여유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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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흐린 날씨에도 이천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때 도자기로만 기억했던 도시지만, 지금의 이천은 온천과 예술, 자연이 모두 어우러진 일상의 휴식처가 됐다. 사소하게 느껴지는 짧은 여행이지만, 그 안엔 삶에 쉼표를 찍으려는 새로운 감각이 담겨 있다.

 

초가을의 그윽한 공기 속에서, 이천 테르메덴에는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실내외 스파와 인피니티풀, 가족 단위의 키즈풀부터 조용한 노천온천까지 각각의 공간이 조금씩 다른 온기를 전한다. “도자기 체험도 하고 온천도 할 수 있으니 굳이 멀리 떠날 이유가 없다”는 여행자의 말처럼, 뿌연 하늘도 오히려 넉넉한 평온을 더한다. 장소마다 깨끗한 시설, 넓은 테마존이 마련돼 휴식의 질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천시립박물관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이천시립박물관

이런 변화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의 최근 여행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짧은 도심 근교 일상형 여행’ 선호 인구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자예술마을과 테르메덴 같이 이색 체험과 자연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역이 인기다. 이천은 국내 최초 유네스코 창의도시이자, 도자산업특구라는 배경 위에 예술가들이 직접 빚어낸 공방문화까지 키워나가며 남다른 문화도시로 자리 잡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도예가는 “흙을 만지며 일하다 보면 마음도 차분해진다. 창작을 구경하러 왔다가 나도 도전해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마을 골목 곳곳에는 전통 가마와 현대식 갤러리가 어우러져, 예술 감성과 일상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비가 와도 산수유마을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마음속 먼지가 씻겨나간다”, “테르메덴 찜질스파에서 바라본 흐린 하늘이 오히려 운치 있었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특히 산수유마을은 초가을 푸른 공기와 익어가는 빨간 열매, 원적산 자락의 수채화 같은 풍경으로 소소한 힐링을 선사한다.

 

이천 여행은 더 이상 특별한 계획 없이도,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는 선택이 됐다. 고즈넉한 골목에 머무는 예술의 향기, 찬란한 흐린 날씨가 만들어내는 여유, 그리고 온천수의 따뜻함처럼 간단한 하루가 일상 너머의 리듬을 선물하는 시기다. 작고 소박한 순간들이 모여 우리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결국 중요한 건, 오늘 어떻게 나의 여유를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일지도 모른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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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테르메덴#이천도자예술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