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웰빙으로 앱중독 잡는다…틱톡, 시간관리 기능 강화
짧은 영상 소비를 앞세운 소셜 플랫폼이 이용자 체류시간 경쟁에서 디지털 웰빙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스스로 사용 시간을 관리하고 건강한 디지털 습관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관리 및 웰빙 기능을 새로 내놓으며, 이용자 보호를 내세운 플랫폼 전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사용자 경험을 연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이른바 디지털 웰니스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틱톡은 20일 기존 스크린 타임 메뉴를 전면 개편한 시간관리 및 웰빙 섹션을 공개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앱 내 이용시간 통계 제공을 넘어, 이용자가 직접 목표를 세우고 휴식과 자가 돌봄을 실천하도록 돕는 도구를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다.

새 섹션에는 호흡 연습, 마음을 진정시키는 사운드, 긍정 일기 기능이 포함됐다. 호흡 연습은 간단한 안내를 따라 심호흡과 복식호흡 등을 수행하면서 스트레스 반응을 낮추는 마음챙김 기법을 익히도록 설계됐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사운드는 파도, 빗소리, 백색소음 등 안정감을 주는 음원을 제공해 짧은 휴식이나 수면 유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긍정 일기 기능은 일일 목표 설정과 120개 이상으로 구성된 긍정 확언 카드를 결합해, 하루를 정리하며 자기 효능감과 정서적 회복력을 끌어올리는 디지털 저널링 도구에 가깝다.
눈에 띄는 변화는 시간관리 도구에 게임화 요소를 결합한 웰빙 미션 기능이다. 사용자는 일일 스크린 타임 미션을 통해 스스로 정한 하루 최대 사용 시간을 지키면 보상 배지를 받을 수 있다. 주간 스크린 타임 미션은 일주일 단위 이용 패턴을 분석해 어느 시간대에 과도하게 앱을 사용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장기 습관 형성을 돕는 구조다.
야간 사용 줄이기에 초점을 맞춘 취침 시간 연속 달성 미션도 도입된다. 총 8주 동안 밤 시간대에 앱 사용을 줄이고 명상 기능을 활용하면 웰빙 나무가 자라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용자가 매일 체크인할 동기를 시각적 변화로 제공해, 수면 위생을 개선하는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게 만드는 설계다. 주변 사용자에게 웰빙 미션 참여를 권하는 웰빙 앰배서더 미션은 친구 초대와 공유를 유도해, 개인 차원을 넘어 커뮤니티 단위의 디지털 웰빙 문화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틱톡은 기능 사용법을 단순 메뉴 설명이 아닌 크리에이터 콘텐츠로 풀어낸다. 정신건강 전문의를 포함한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한 안내 영상에서 스크린 타임 제한, 추천 피드 맞춤 설정, 세이프티 페어링 등 안전 기능 활용 팁을 제공한다. 플랫폼 이용자가 이미 익숙한 숏폼 포맷을 통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안전·시간관리 세팅을 자연스럽게 학습시키려는 전략이다.
이번 개편은 틱톡 내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와 맞물려 있다. 틱톡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자아 성찰과 일기 쓰기 콘텐츠를 의미하는 저널톡 해시태그 활용은 2배 이상 늘었다. 자연과 휴식 영상에 초점을 둔 네이처톡 콘텐츠도 증가세를 보였다. 틱톡 자체 조사에서는 플랫폼 이용자가 비이용자보다 명상과 마음챙김에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결과도 나왔다. 지난 3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했던 명상 시간 기능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된 뒤, 명상 콘텐츠 이용 규모가 빠르게 커진 점도 이번 웰빙 섹션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능 설계에는 외부 연구와 이해관계자 의견이 반영됐다고 틱톡은 설명한다. 디지털 웰니스 관련 학술 연구와 디지털 웰니스 랩, 틱톡 청소년 위원회 등 전문가와 청소년 집단의 제안을 토대로 소요 시간, 보상 구조, 인터페이스를 다듬었다. 특히 취침 시간 연속 달성 미션은 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청소년 위원회 서밋에서 나온 의견을 구체화한 사례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영상 시청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반영해, 야간 알림 감소와 명상 유도 기능에 무게를 뒀다.
글로벌 플랫폼 전반에서 이용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 틱톡의 이번 웰빙 섹션은 동영상 기반 SNS 가운데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 서비스들도 사용시간 알림과 청소년 보호 모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호흡 훈련과 명상, 긍정 일기를 묶은 일종의 디지털 셀프케어 허브를 앱 내부에 통합한 사례는 드물다.
발리언트 리치 틱톡 신뢰와안전팀 글로벌 파트너십 총괄은 연구 기반 인사이트와 커뮤니티 아이디어가 반영되면서 시간관리 및 웰빙 섹션이 이용자 휴식과 마음챙김을 지원하는 업계 최초 수준의 기능들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틱톡에서 명상을 하고 있다며, 새 섹션 활용이 디지털 웰빙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이용시간을 줄이는 기능이 장기적으로는 신뢰와 충성도를 높여 체류시간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독 논란과 규제 압박이 커지는 환경에서, 시간을 조절하면서도 플랫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시하는 것이 생태계 유지에 유리할 수 있어서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접점이 커지는 만큼, 향후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와의 연계나 서드파티 웰빙 앱과의 협업 등으로 확장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산업계는 틱톡의 시간관리 및 웰빙 기능이 실제 사용자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지, 그리고 규제 논의 속에서 플랫폼 자율규제의 사례로 인정받을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