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에이스에 관중 열광”…알카라스, 신네르 제치고 정상→US오픈 우승 서사 완성
챔피언십 포인트가 끝내 네트를 가르자,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를 메운 관중석은 마치 하나의 파도처럼 일렁였다. 알카라스의 오른손에 실린 서브에이스는 2시간 42분 동안 지속된 압도적 접전의 마침표였다. 점수판을 바라본 순간, 알카라스의 표정엔 복수와 환희가 교차했고, 신네르는 잠시 코트를 응시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2024년 9월 7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얀니크 신네르를 세트스코어 3-1(6-2, 3-6, 6-1, 6-4)로 꺾으며 화려하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알카라스는 경기 내내 공격적인 스트로크와 빠른 코트 장악력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첫 세트에서 6-2로 승기를 선점한 알카라스는, 두 번째 세트 신네르의 반격에 잠시 주춤했으나, 3세트 이후 페이스를 회복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는 신네르의 3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앞서 나갔고, 극적인 챔피언십 포인트 상황에서 자신의 10번째 서브에이스로 경기의 문을 닫았다.
알카라스는 이날 서브에이스 10개, 위너 42개, 전체 획득 포인트 112개를 쌓는 등 자신의 폭발적 공격력을 유감없이 펼쳤다. 반면 신네르는 서브에이스 2개, 위너 21개, 획득 포인트 89개로 상대에 눌린 모습이었다.
메이저 대회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두 선수는 2023년 이후 윔블던 결승에 이어 US오픈에서도 또다시 맞붙으며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알카라스는 이번 승리로 신네르에게 지난해 결승의 설움을 설욕한 동시에, 202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 번 US오픈 정상에 복귀했다. 메이저 통산 우승 기록도 여섯 번으로 늘렸으며, 곧 발표될 ATP 랭킹에서 세계 1위를 탈환할 예정이다.
흥미롭게도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지난 2년간 메이저 대회 8개 가운데 4개씩 우승을 나눠 가졌고, 이는 2006~2007년 나달과 페더러의 양강 체제 이후 17년 만의 빅2 경쟁 구도를 재현하는 기록적 장면이다. 알카라스는 신네르와의 상대 전적도 10승 5패, 메이저 대회에서는 4승 2패로 앞서며 새로운 시대의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올해 US오픈 2연패, 메이저 통산 4회 우승을 노렸으나, 준결승에서의 복부 부상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채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 이후 신네르는 “최선의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알카라스가 받은 이번 우승 상금은 500만달러(약 69억4천만 원)로 확정됐다. 그는 2024년 시즌을 세계 1위로 마감하며 남자 테니스의 ‘빅2 시대’를 이끌 주축으로 올라섰다.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내년 시즌에도 다시 한 번 메이저 대회 제패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한 해의 끝자락, 뉴욕 하늘 아래 울려 퍼진 마지막 환호는 모두의 기억에 긴 여운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관중들은 긴 시간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알카라스와 신네르의 라이벌 서사는 2025년 시즌에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