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7일 만에 전원 귀국길”…조현 외교부 장관, 한미 실무 협의로 신속 조치
미국 이민 당국의 불법 체류 및 고용 단속 과정에서 체포돼 구금됐던 한국인 316명이 11일(현지시간) 전세기를 통해 귀국길에 오른다. 7일 전인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단속 이후 포크스턴 등 현지 구금시설에 억류됐던 이들은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귀국 수송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10일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이 11일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수 있고, 수갑 등 신체적 속박 조치 없이 출국하도록 미국 당국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과 잇달아 협의하며 “재입국 불이익이 없도록 미국 측으로부터 확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들의 귀국 일정은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이 준비한 전세기를 이용해 이날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측 사정’으로 절차가 지연됐고, 출국 전 수갑 등 신체 속박을 요구하는 행정 규정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실제 지연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숙련 인력인 한국인들이 계속 미국에 머물러 현지 노동자 교육·훈련에 기여하는 방안과 귀국 방안 중 한국 정부 의견을 확인할 때까지 절차를 중단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우리 국민이 강도 높은 단속과 구금에 지친 만큼 먼저 귀국한 뒤 필요하다면 다시 미국에 들어오는 방안을 제시했고, 미측도 이 입장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신체 속박 없이 호송하기로 직접 지시했고, 이는 곧 한국인 구금자의 미국 내 범죄 또는 불법체류 기록이 남지 않게 해 재입국 등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비자 기록상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으며, ESTA 등 개별 비자 사례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구금된 317명 가운데 1명이 자진귀국을 선택하지 않아 미국에 잔류했으며, 일본·중국·인도네시아 등 외국 국적자 14명을 포함해 총 330명이 한국행 전세기를 타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외교부는 “미국 측은 한국인 노동자 구금에 대해 사과 또는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고, 자국 법 집행 절차라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전했다. 조현 장관은 “이번 사태 조기 해결 배경에는 지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신뢰가 두터워진 양국 관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는 한국인 전문인력의 원활한 미 입국을 위한 신규 비자 카테고리 신설과 관련, 워킹그룹을 구성해 빠른 실무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내 숙련 한국인 근로자 관리와 미국 입국 정책 개선 논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