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리 텀 러시 시작됐다”…리플 CEO 낙관론에 XRP ETF 열풍 기대와 회의 교차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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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025년 11월 21일, 미국(USA)에서 리플(Ripple) 발행 암호자산인 XRP 관련 스팟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범하면서 향후 시장에 ‘러시(rush)’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XRP 가격이 2달러선 아래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ETF 상장을 계기로 기관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거시 환경과 규제 변수에 따른 회의론도 맞서고 있다.

 

비트코이니스트 보도에 따르면 XRP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비트와이즈 스팟 XRP ETF에 이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이미 상장된 캐너리의 XRPC ETF까지 더해지며 미국 내 두 번째 스팟 상품을 확보한 상태다. 규제 불확실성 탓에 제도권 편입이 지연됐던 XRP가 제한적이나마 ETF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플 XRP ETF 출범 속 ‘러시’ 전망…근거와 한계 따져보니
리플 XRP ETF 출범 속 ‘러시’ 전망…근거와 한계 따져보니

리플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메시지에서 신규 ETF 상장을 축하하며 “터키 트롯(감사절 전 대규모 이동)에 비유한 ‘프리 텀(Pre-Thanksgiving) 러시’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단일 상품 승인을 넘어 향후 일련의 상장 이벤트가 연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수치상으로는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신규 XRP ETF의 첫 거래일 유입 규모는 1억 5.36만 달러, XRP ETF 전체 누적 순유입은 4억 10.76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외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관 투자자의 접근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수급 구조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XRP 가격은 ETF 상장 이후에도 뚜렷한 반전 없이 2달러선이 무너진 약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스팟 ETF 도입이 곧바로 시장 랠리로 이어졌던 일부 비트코인 사례와 달리, XRP는 공급·수요 균형과 투자 심리 측면에서 구조적 제약을 받는 모습이다. 외신은 ETF 라인업이 단기간에 더욱 확대될 경우에는 가격 흐름에 변곡점을 만들 여지는 남아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이니스트는 특히 스팟 상품의 ‘군집 상장’ 가능성을 XRP 시장의 변수로 지목했다. 그레이스케일 XRP 트러스트 ETF와 도지코인(Dogecoin) ETF가 2025년 11월 24일 거래 시작을 목표로 준비 중이고, 프랭클린 템플턴 ETF 역시 같은 시기 데뷔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운용사의 ETF가 수일 내 동시 상장될 경우 단기 거래량 확대와 투자자 관심 집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갈링하우스의 ‘러시’ 전망을 둘러싼 비판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ETF 동시 상장이라는 이벤트성 요인은 분명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여건,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기조, 위험자산 선호 등 거시 변수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TF 설정 자금이 단기간에 몰리더라도 거래량과 자금 유입이 지속 가능한지, 장기적 기관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지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가격 측면에서도 ETF 확대가 즉각적인 추세 반전을 이끌 것이라는 가정에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팟 ETF 출범 직후에도 XRP 약세가 이어졌다는 점은 토큰 공급 구조, 보유자 분포, 투자 심리 등에서 미스매치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ETF는 접근 채널을 늘려주는 역할에 그칠 수 있고, 실질적인 기초 수요가 늘지 않을 경우 가격 탄력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규제 리스크 역시 XRP 장기 전망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신은 ETF 출범을 규제 환경의 ‘안정성’ 신호로 해석했지만, 미국 내 암호자산 법제화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고 증권거래위원회(SEC) 정책 방향도 완전히 명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법 개정이나 감독 기조 변화에 따라 XRP를 포함한 주요 암호자산의 법적 지위와 상품 구조가 재조정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 축소 국면이 이어질 경우 암호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더해진다. ETF 동시 상장은 단기 수급 충격을 낳을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는 한동안 ‘뉴스에 팔자’ 패턴이 반복되며 효과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이 ETF 자체보다 실질적인 수익 모델, 결제·국경간 송금 등 XRP의 활용도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제 암호자산 시장에서는 XRP ETF 러시를 둘러싸고 기대와 신중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일부 시장 참여자는 비트코인에 이어 알트코인으로 스팟 ETF 붐이 확산하는 흐름에 주목하며 새로운 자금 순환을 점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규제 체계 불확실성과 거시 변수, 개별 프로젝트의 펀더멘털이 ETF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XRP 시장의 향후 흐름은 ETF 추가 상장이 제공하는 단기 모멘텀과, 금리·유동성·규제 환경 등 구조적 요인이 충돌하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기관 수요의 지속성, 위험자산 선호 회복, 규제 안정성이 확보될 때에야 갈링하우스가 예고한 ‘러시’에 가까운 수급 변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국제사회가 XRP ETF 열풍의 실질적 영향과 이행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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