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에 촉각”…뉴욕증시, 기술주 매수에 3대 지수 동반 반등
현지시각 19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뉴욕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 속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3대 지수가 동반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최근 조정에 따른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하는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과 AI 성장 모멘텀을 둘러싼 경계 심리가 동시에 작동한 장세였다. 이번 흐름이 미 금융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19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7.03포인트(0.10%) 오른 46,138.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4.84포인트(0.38%) 상승한 6,642.16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31.38포인트(0.59%) 오른 22,564.2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5거래일 만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장 초반에는 최근 하락 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장중 한때 S&P 500지수는 1.09%, 나스닥 종합지수는 1.73%까지 오르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AI 및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중 3.07% 급등해 기술주 중심의 매수세를 부각시켰다.
시장에서는 AI 관련주의 과열 논란과 버블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월가 전략가들은 여전히 성장성을 강조했다. 크리스 세니엑 울프 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급등에 대한 시장의 걱정과 관련해 “현재 단계에서 AI 버블이 붕괴할 것이라는 걱정은 과장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AI 관련 주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AI 성장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다만 투자자들은 장 마감 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다시 경계감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장중 상승 폭은 점차 축소됐다. 애덤 턴퀴스트 LPL파이낸셜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올해와 내년에 5천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있다고 언급한 만큼, 앞으로 데이터센터 매출 전망을 특히 주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향후 AI·반도체 업종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중에는 거시지표 관련 이슈도 변동성을 키웠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10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한때 증시는 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최근 고용지표 약세를 근거로 ‘노동시장 둔화→기준금리 인하’ 시나리오에 기대를 높여왔던 만큼, 해당 재료가 사라지며 연방준비제도의 완화 전환 기대가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같은 날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매파적 기조를 재확인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많은(many) 참가자”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와는 거리가 있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시간 오후 3시 56분 기준,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할 가능성을 33.6%로 반영했다. 전날 50.1%에서 16.5%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금리 재조정 흐름 속에서 뉴욕증시는 장 대부분 구간에서 강세와 약세를 오가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마감 무렵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면서 지수는 상승세를 굳혔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0.93% 오르며 시장을 주도했다. 커뮤니케이션 업종이 0.72%, 소재 0.46%, 금융 0.42%, 산업재 0.36% 등도 고르게 상승했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1.30% 내렸고, 유틸리티(-0.81%)와 부동산(-0.79%) 업종도 약세를 보이며 수급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에너지·방어주에서 성장주로의 단기 자금 이동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AI 대표주 엔비디아가 2.85% 상승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날 공개한 AI 모델 ‘제미나이3’에 대한 시장의 호평에 힘입어 A클래스 주가가 3.00% 올랐다. 테슬라는 애리조나주 정부로부터 로보택시 운영을 위한 차량 호출 서비스 허가를 취득했다는 소식에 0.68% 상승했고, 아마존과 애플도 각각 0.06%, 0.42% 오르며 반등 흐름에 동참했다.
소비 관련주 흐름은 엇갈렸다.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2.77% 하락했다. 반면 할인 소매업체 TJ맥스의 모회사 TJX는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자 0.16%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두 기업의 상반된 실적을 두고 미국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지출을 줄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가 상품으로 소비를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3포인트(4.17%) 급등한 23.66을 기록했다. 변동성 지수가 20 중반대에 머무르며 상승 폭을 키운 것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연준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싸고 투자 심리가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증시의 기술주 중심 랠리가 향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파장을 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