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부실 대출·신용불안 재점화”…미국 지역은행發 금융시장 충격에 뉴욕증시 하락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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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6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지역은행 부실 대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3대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금융업종의 잇따른 악재가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불안을 던지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하락은 대형은행뿐 아니라 중소 지역은행의 잠재적 신용위험이 불거진 현 상황을 반영한다.

 

이날 장 초반까지만 해도 대만(Taiwan) 반도체 기업인 TSMC의 사상 최대 분기 이익 발표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에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와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Western Alliance Bancorp)’ 등 미국 지역은행에서 연달아 부실대출과 손실 처리 사실이 알려지자 상승세는 급격히 꺾였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캘리포니아 뱅크앤드트러스트 자회사의 상업 대출 중 5,000만 달러어치를 손실 처리했다고 공식화했으며, 웨스턴얼라이언스는 부실 대출 관련 담보권 행사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은행 모두 최근 파산한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드 그룹에 금전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신용 악화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뉴욕증시 지역은행 부실 우려에 하락…다우 0.65%↓ S&P500 0.63%↓
뉴욕증시 지역은행 부실 우려에 하락…다우 0.65%↓ S&P500 0.63%↓

이 같은 조치는 뉴욕증시 금융업종 전체에 즉각적인 파장을 미쳤다. 자이언스 주가는 13.14%, 웨스턴얼라이언스는 10.81% 급락했으며, 금융 업종 전체는 2.75% 하락했다. KBW 은행 ETF와 뉴욕지역은행지수도 각각 3.64%, 16%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시장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22%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고, 단기 금리 인하 기대감도 오히려 고조됐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10월 50bp(0.5%p) 인하 가능성이 다시 5.3%로 반영됐다.

 

이번 사태의 맥락에는 미국 지역은행의 상업용 대출 부실 우려와 파산 기업의 연쇄 여파가 자리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회장은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며 신용 리스크 파급 가능성을 경고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 등 최근 파산 기업 대출 노출 기업들도 시장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지역은행 연쇄 부실이 전체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 등 외신 역시 “금융업종 손실이 미국 증시 변동성 확대를 불렀다”고 평가했다. 아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시장 참여자들은 신용 관련 손실에 대해 큰 불안감을 보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지역은행발 금융 변동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신용위험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주가 변동성과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추가 부실 위험, 연쇄 파산 가능성, 금리 대응 정책 등이 미국(USA) 증시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사회 역시 이번 미국 지역은행 사태의 파장이 향후 어떻게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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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지역은행#다우존스#제이미다이먼